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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흥라떼 Jun 06. 2024

경험해 보기 전에는 절대 알지 못했던 것들

카페를 다녀와서 얻은 삶의 지혜

집에서 가까운 부산대 근처를 갈 때마다 자주 지나치는 카페가 하나 있다.

처음에는 그곳이 카페인 줄도 알아채지 못했다.

보통의 카페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어느 날엔가 그 앞을 지나가다가 사람들이 무언가를 마시기에

'아,,,, 카페인가?'

잠시 생각만 하고 지나칠 뿐이었다.

그곳은 내 취향도 아니었고 가고 싶은 마음도 전혀 들지 않았다.

어제는 오랜만에 함께 글을 썼던 분들을 부산대에서 만났다.

수림 식당에서 맛난 밥을 먹고 어느 카페를 갈까 고민이 되어 네이버에 검색을 시작했다.

이곳저곳 살펴보아도 내부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휴무인 곳이 많아서 검색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음료 사진이 이색적인 곳을 찾았다.

카페 소개를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아니! 여기는! 내가 정말 무심하게 지나치던 그곳?!!

지인들께 이곳에 대한 내 이전 느낌을 이야기하고 사진을 보여드리니 함께 가보자고 이야기하신다.

여전히 그곳은 외관상으로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었다.

하지만 매장 내에 있는 메뉴판 사진을 보고 나니 역시 궁금증이 생겼고 주문한 메뉴가 나오고 나서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장님은 필시 예술을 하는 분임에 틀림없어.

토피넛 블랙 베이스에 헤이즐넛 크림이 올라갔다는 '블랙라떼'는 흡사 수묵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네이버 쿠폰을 통해 서비스로 먹게 된 밤 아이스크림은 달콤 그 자체!

모든 메뉴가 그저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고 나니 내부 인테리어가 왜 회색 천지인지 이해되었다.

내부 배경과 가구 전부를 무채색(회색)으로 톤 다운한 뒤에 카페 메뉴의 다채로운 색감과 모양으로 승부를 보는 곳이었던 거다.

사실 메뉴가 기다리면서 카운터의 사장님이 음료를 만드는 모습을 유심히 보았다.

인상 깊었던 점은 손님에게 내어주는 트레이에 떨어진 물 한 방울도 용납하지 않고 끊임없이 닦아내는 행동이었다.

인간적으로 참 멋진 장면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물 한 방울, 음료 한 방울도 빈틈없이 제거하는 그 모습이 내게는 '열정'으로 읽어졌기 때문이다.

가보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이 카페를 가기 전에는 "이곳에는 어떤 사람이 가지? 내가 갈 일은 없을 것 같아."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어제 여기를 다녀온 이후로는 내 마음이 180도 변했다.

또다시 가보고 싶은 곳으로.

하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있다.

내게는 글쓰기, 더 나아가 책 쓰기가 그랬다.

이 과정을 밟기 전에는 책을 찍어낸 출판사가 어디인지는 눈길이 간 적이 없고

추천사는 누가 쓰는지 크게 궁금해하지도 않았으며

책 인쇄부터 시작해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가 되기까지의 과정도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책 쓰기를 시작하고 편집자님께 궁금한 걸 질문하면 할수록 아주 많은 정보들을 얻게 된다.

카페 한 곳 갔다 왔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이곳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나는 앞으로도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될 것 같다.

삶의 작은 경험들이 나를 이렇게 바꾸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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