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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돌 Jan 18. 2024

한달살기 Porto day8:
첫째를 위한 루이스 다리

비가 계속 오고 있다. 이번주 내내 오는 것으로 예보가 되어있다. 나는 비를 좋아한다. 좋은 날씨에 대한 정의는 흔하게 해가 뜬 날씨를 의미하는데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보편화된 표현인 것 같다. 각설하고 하지만 아이들의 차오르는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선 밖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나도- 며칠 전 첫째가 도착하자마자 졸려서 잠들어버린 루이스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 다시 갔다. 첫째는 숙소에 걸린 액자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그곳을 더욱 가고 싶어하였다. 


매일 하던 러닝은 잠시 비가 그친 순간에 머뭇거렸더니 타이밍을 놓쳤다. 하릴없이 홈트를 했다. 첫째가 하고 싶어하는 동작 - 버핏..-이 있다며 같이 하자고 하길래 아내가 영상을 틀어주었다. 복근 강화 운동이란다. 자신있었었던 복근을 잃은지 꽤나 오래 전이라 운동 내내 쉼을 반복했고 자극이 많이 되었다. 코어가 많이 약해져 있는 것을 새삼 느꼈다. 놀라운 점은 첫째가 매우 잘 따라했다는 것이고 함께할 만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도 이렇진 않았던 것 같은데 또 새삼 아이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함께하는 지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질 것 같다.


기상은 미라클 모닝이지만 밖을 나가는 시간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오늘은 오후 2시다. 목적지는 같아도 일부러 가지 않은 길과 골목으로 가본다. 최대한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함이리라. 들어가고픈 까페, Food&Yoga로 써져있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간판, 입구가 동굴처럼 되어 있어 들어가니 꽤나 근사한 공간을 가진 옷가게 등 느릿느릿 가본다. 급하고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것보단 느리더라도 많은 것을 느끼는 것도 하나의 여행의 방식이 된다고 생각해본다. 같은 곳을 지나더라도 차를 탔을 때, 자전거를 탔을 때, 걸을 때, 밝을 때, 어두울 때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거나 혹은 다르게 보이는 경험을 해보니 더 그런 것 같다. 많이들 순례길을 걷는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결국 걷는 것이 가장 온전하게 느끼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둘째는 새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였다. 바다 근처라 비둘기와 같은 새가 많은데, 비둘기가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 한참을 머물러 있다. -아니 그냥 안간다- 그래서 연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만, 원없이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도착한 루이스 다리 강변을 걷고 차가 다니는 아래 길의 인도를 지나서 모루정원으로 올라갔다. 이상하게 오늘 체력이 좋다 싶었는데 며칠한 운동의 효과가 아닐까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해본다. 둘째는 그새 내품에서 잠이 들었고 돌아오는 길은 여태 타보지 않은 지하철을 선택했다. 표를 구매하는 것을 한참을 찾다가 한국 생각해보면 정류장에서는 티켓을 파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데 여기는 다행히 팔더라. 그 자리에서 쉽게 티켓을 구매하고 집으로 향하였고 어김없이 마트를 들렸다. 


오늘 저녁은 아내가 좋아하는 갈릭새우버터구이다. 여기 새우는 조리하기 전 상태에도 붉은 색을 띄었고 아내는 그 맛에 매우 만족하였다. 나도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다가 아이들이 잘 먹길래 바로 멈췄다. -부모의 사랑이란- 아이들이 잘 먹으면 멈추게 된다. 나야 먹으면 살로만 가지 아이들은 피가되고 뼈가되고 살 되지 않겠는가. 아이들이 잘 먹으면 좋다. 잠도 깊게 잔다. 


일찍 잠이 든 시간에 흔히 늦게 자게되는 습관이 있었는데 오늘은 자제를 했다. 자제라는 것이 쉽지가 않던데 이상하게 뭔가 그게 되었다. 휴직 후에 작은 변화인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왜나면 앞으로 미라클 모닝을 해보려고 결심했기 때문이다. 5시 기상 후 바로 아침 운동, 6시부터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공부를 하거나, 8시부터 아이들 등원 준비하여 9시 전에는 등원 완료하여 아침을 시작한다면 보다 알차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직을 해도 5시에 기상하는 것을 유지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일찍 자는 것. 7시간은 자야 개운하니 적어도 밤 10시에는 취침하는 습관을 기르려고 한다. 내 자신의 변화가 습관이 굳어져야할 휴직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쫓기지 않고..


포르투의 연중 날씨에 대해서 궁금해서 찾아보니 너무나 부러웠다. 추워도 내가 느끼는 이게 가장 추운 거고 무엇보다 더워운 날씨도 25도 정도로 여름 밤에는 선선하단다. 4년 전에 왔던게 8월인데 그때도 사진을 보면 낮에는 반팔, 밤에는 바람막이를 입고 있었다. 바다도 가깝고, 날씨도 좋고 한국에는 없는 날씨라 부러울 따름이다. 


내일은 비가 안온다면 주변의 큰 공원들을 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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