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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살즈음에

아는 게 별로 없더라

-내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뜬금없이 이렇게 질문을 해 본다. " 내가 시작하는 일 마다 나만 몰라, 난 아는 게 별로 없더라, "

남편은 내 말에 대꾸를 해 준다. "왜 요즈음 블로그 잘 적고 있잖아, " 그렇지, 

난 글 쓰는 재주가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리고 놀란게 있어, 다른 사람들은 이미 글과 관련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정보도 가지고 있어.  난 글을 어떻게 쓰야 하는지도 잘 몰라. 내가 글이라고 적어 본 게 색채 칼럼, 방송시나리오, 대학원 논문, 학회지, 소 논문, 교재 정도이다.


 난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공연히 남편에게 내 속마음을 비춰 본다. 이 말을 한 이유가 있다.

내가 대단한 건 아니지만 한 때 정해정의 "컬러플데이" 나만의 컬러찾기, 등 색채하면 한 때는 좋았다. 

색채로 오랜기간을 강의와 칼럼과 책 출간까지 했으므로  강의, 방송은 남들만큼은 한다.  

난 연예인이 자살을 하거나 마약을 하는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진다. 한달에 한 두번 강의를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강사료가 비싼 편이다.  돈을 떠나서 매일 일을 하고 싶다.  그런데 색채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 이유로 한 때는 '색채'자체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나와 한 동안 일했든 방송사 PD, 교육 컨설팅, 백화점 교육센터 담당자들이 한 입을 모아 이렇게 말을 한다. "요즈음 색채를 별로 안 찾아요. 우리도 강사님 강의를 참 좋아하는데 영 찾지를 않네요." 난 그냥 안부 인사를 했다.  다른 강사에게 전화를 한다는 게 나에게 전화가 걸리면 화들짝 놀라며 먼저 꽁지를 빼기도 한다.

나 안 불러 줘도 돼, 나 지금 밥 먹고 사는데 크게 문제가 없어.  인간의 본성이라는게 섭섭한 감정은 감출수가 없다.  다음에 많이 불러 주세요. 내가 먼저 전화수화기를 살며시 끊어준다.


-로봇 같은 상담사

30고개를 넘긴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다. 얼굴부터 시작하여 몸의 이 구석 저 구석에 묻어 있는 "색채"라는 때를 벗기고 싶다. 이태리타올로 빡빡 문질러 본다. 몸의 연한 부분은 피가 흐를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안심이 안된다. 또 밀고 또 밀어 본다. 이태리타올도 허물 허물 내 몸처럼 헤어진다.

난 용기를 내 본다. 이력서를 적어 학생상담센터에 노크를 했다. 그 당시 운빨인가 아님 내가 필요한 적임자인지 모른다.  내 처지는 앞뒤 재며 저울질 할 만큼 여유가 없다. 상담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반신반의로 나를 합격시겼단다. 인턴생활2년정도 후 객원이 된다고 했다. 전후 사정도 모르고 무조건 기뻤다.  난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 앞으로 내가 해쳐 나가야 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난 몰랐다. 난 정보에 둔한 편이다.  무지할 정도로 도전 정신이 강한지도 모른다. 그 보다 새로운 일을 찾아 매일 매일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의 간절함이 너무 컸다.  상담센터 인턴생활이 시작하며 그들은 조용히 나를 지켜보았다.

"저 사람은 왜 왔데, 우리도 힘든데, 상담도 모르면서 무슨 상담이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난 오고 가며 그 말을 듣고 속으로 " 그래 로봇이면 어때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 줄게" 그들의 비아냥을 뒤로 하며 시간을 쪼개가며 상담관련 책을 보고 논문도 뒤적거리며 남들의 24시는 나에게는 27시 새벽에 잠을 자며 상담에 관한 공부를 했다. 난 절실했다. 난 대학교 상담센터 무수리 & 로봇 같은 상담사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30살즈음의 치열한 삶은 반복된다.

글을 쓰고 내 글을 책으로 출간을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난 출판사가 6만2천개라는 사실을 얼마전 알았다.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글쓰기를 배운다는 사실도 얼마전에 알았다.  내 마음은 심란하고 사람들에게 미안했다. 난 또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잘 살고 있나 30살의 치열한 삶을 또 반복한다.

남편에게 만약, "내가 뜬끔 없는 소리 해도 들어 줘,   술 마시면 취중 농담이라고 맨 정신에 내 말을 들어 보라고 했다. " 내가 무식하지, 내가 어리숙하지, 내가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지" 갑자기 무슨 뜬끔 없는 소리를 하냐며 나를 쳐다본다. 왜, 그냥, 그랬다.


"내 말 한번만 들어봐 줄래. 해 봐,  은행 7년, 일본생활7년, 14년을 상담공부를 하고 상담을 했다면 난 유명한 상담사로 자리를 잡았을까?  이 좋은 하나님도 빨리 만났더라면" 내 인생은 어떨까?  남편은 한 마디로 말을 해준다.  "사람에게는 적기라는 게 있어, 직장이 있어 결혼을 했고, 일본생활을 하며 문화를 배우고 공부도 했잖아, 당신은 손해 본게 크게 없어 오히려 촌년이 출세한 거 아닌가?" 그래 그럼 그 부분은 모두 인정한다.


마침 작은 아이와 잠깐의 대화를 나눈다. " 아들 30살은 좀 치열하고 아프지" , 괜찮아요, 엄마, 아빠도 우리와 별반 달랐나요. 그 과정을 통과 했잖아요. 나도 통과 할거예요."


"아들아 우리 현실이라고 말하지 말고 상황이라고 말을 해 보자."  "괜찮아요. 나 잘 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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