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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겨울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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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Dec 17. 2022

왔다, 겨울의 맛! _ 매생이

깊은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겨울의 맛

날씨가 추워지면 우리는 몸을 웅크리고 두꺼운 옷을 몸을 꽁꽁 싸매지만 바다의 맛은 더욱 선명해진다. 싱싱한 굴도 그렇고, 꾸덕하게 말린 과메기도 그렇고, 다양한 조개들도 본연의 맛이 짙어지는데 이 맘 때쯤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바다의 맛 중 하나가 바로 매생이다.


처음에는 머리카락처럼 생긴 비주얼에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지만, 매생이로 끓어 낸 국을 한 숟가락 호로록 떠넘기거나 노릇노릇 고소하게 전으로 부쳐먹고 나면 겨울이 되면 꼭 이 녀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매려적인 맛을 가지고 있다.


전라도에서는 미운 사위가 오면 매생이로 끓인 국을 내어준다고 하는데, 펄펄 끓는 상태에서도 김이 많이 나지 않아서 뜨거운 줄 모르고 먹었을 때 식겁한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매생이는 여느 해조류와 마찬가지로 다량의 식이섬유와 알긴산을 함유하고 있어서 변비에 좋고, 철분이 풍부해서 빈혈 환자나 임산부에게도 좋다고 한다. 앞서 글을 썼던 굴도 철분이 풍부하다고 했는데 굴과 매생이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게, 더욱 건강하게 겨울의 식탁을 차려낼 수 있다.




| 바다에 바다를 더한 맛 매생이새우전

식감도 맛도 아주 매력적인 매생이지만 매생이만 단독으로 먹었을 때는 조금 다른 식감과 함께 어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맛있는 것에 맛있는 것을 더하면 더 맛있어진다고 했던가? 바다에 바다의 맛을 더해 겨울에 짙은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을 부쳐봤다.


냉동 매생이는 해동시킨 후에 물기를 제거했다. 요즘 깨끗하게 씻어서 냉동된 상태로 유통되는 매생이들이 많아서 따로 세척하지 않아도 바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는데, 매생이를 세척하는 것은 꽤 번거로운 일이기에 세상 감사하다. 새우는 꼬리와 껍질, 머리를 제거한 후에 송송 썰어주고, 청양고추와 홍고추도 예쁜 고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썰어줬다.


손질한 매생이에 새우를 넣고 부침가루와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든 뒤,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팬에 노릇노릇하게 부쳐내면 끝이다. 알록달록 청양고추와 홍고추를 고명으로 얹어서 부쳐내는 과정까지 더해서 말이다. 바다의 맛이 느껴지는 매생이 사이사이로 탱글탱글한 새우가 씹히고 고추의 살짝 매운맛이 깔끔하게 전의 뒷맛을 정리해준다.


| 글로벌하게 매생이를 즐길 수 있는 매생이굴파스타

매생이의 단짝을 찾자면 가장 대표적인 식재료로 굴을 들 수 있겠다. 시원한 맛에 들큰한 감칠맛까지 있는 굴은 매생이를 만나면 바다의 맛이 두 배가 된다. 본가가 부산이지만 개인적으로 여름의 바다보다 겨울의 바다를 더욱 좋아하기 때문에 매생이와 굴을 함께 넣어 만든 요리들을 보면 부산의 겨울바다가 생각나곤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다른 나라들보다 해조류를 많이, 다양하게 섭취하는 나라이기도한데 매생이에 굴을 더한 오일 파스타는 글로벌하게 매생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다. 굴은 소금물에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씻어 준비하고, 냉동 매생이도 해동해서 준비했다.(더 간편하게 동결건조한 매생이를 사용해도 좋다.)


달궈진 팬에 편으로 썬 마늘과 다진 마늘 두 가지를 오일과 함께 넣어 약한 불에서 충분히 향을 내다가 굴을 넣어 익혔다. 싱싱한 굴이라면 강한 불에서 살짝 익혀도 되지만, 냉동 굴을 사용한다면 배탈이 나지 않게 충분히 익혀줘야 한다. 여기에 삶아 둔 파스타면과 면수를 넣고 마무리 단계에서 매생이를 넣고 간을 하면 된다.


호로록 호로록 넘어가는 파스타면과 함께 탱글탱글한 굴, 매생이가 더해져서 입 안 가득 겨울 바다가 퍼진다.




짙은 바다의 깊은 맛이 생각나는 어느 겨울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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