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잘 봐야 했던 이유 - 2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

by I진I

부모님 어깨 주물러 주기,

집안일 도와 드리기,

심부름하기,

... 등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부모님께 효도하라며 듣는 말 중 하나이다.


어린이 집을 다닐 때도,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나 또한 이러한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 한 명에게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반 아이들 모두에게 말하는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말들을 들을 때마다 항상 행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어릴 때부터 나는 장애로 인해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어릴 때부터 감기 등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함께 나의 치료 등을 위해 병원 등을 돌아다니는 것이 일상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돌보기 위해 다니시던 회사를 그만두셨다.


나이가 두 자릿수가 되기 전부터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어차피 치료 등을 해봐야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는, 엘리베이터가 없었기에, 학교 주차장에서부터 어머니가 나를 업어 등교시키셨다.

중학교에서도, 엘리베이터가 없었기에, 학교 주차장에서부터 어머니가 나를 업어 등교시키셨다.


어린 나이에도, 나 때문에 어머니가 힘드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나 때문에 부모님이 고생하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나 때문에 많은 돈을 쓰신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많은 어른들이 그것을 보고

부모님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었다.

참을성 있는 아이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던 효도 방법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없었으니까.


시험을 잘 보면 부모님이 좋아하셨다.

시험을 잘 보면 부모님이 기뻐하셨다.


학교를 문제없이 잘 다니는 것이

공부를 잘 하는 것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부모님의 노력이 헛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명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노력이 무의미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명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유일한 효도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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