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잘 봐야 했던 이유 - 1

나의 가치 증명의 수단

by I진I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들은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를 고민하고 생각하기 이전, 그러한 깊이 있는 생각을 아직은 하지 못 할 어릴 때는 좀 더 단순한 하지만 분명한 시험을 잘 봐야 했던 이유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 후 교무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왜 일반학교에 왔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공부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차피 학교에 다닐 필요가, 공부할 필요가 없지 않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입학을 한 이후에도, 중학교에서도, 고등학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수없이 들었다.


그러한 말들을 듣는 것이 싫었다.

나는 그저 다른 아이들과 동일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고 공부하고 싶은 것뿐인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그러한 말을 듣는 것이 싫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 것이 싫었다.

나로 인해 부모님이 무시당하는 것이 싫었다.


그러한 말들에 그러한 태도에 슬픈 것은 당연했다.

화가 나는 것은 당연했다.

불평하는 것은 간단했다.

그러한 말들에 그러한 태도에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간단했다.

반박하는 것은 간단했다.

화내는 것은 간단했다.


그러나 그러한 한들 무엇하나 변하는 것은 없었다.

무엇하나 바뀌는 것은 없었다.


그렇기에 증명해야만 했다.

그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태도가 틀렸다는 것을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증명해야만 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중 가장 확실한 수단은 공부였고, 결과는 시험 성적이었다.


시험을 잘 본 후부터 나에 대한 부모님에 대한 말이,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모님에 대한 말이,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험을 잘 보는 것이 그들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태도가 틀렸다는 것을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단이었다.


한 번은 우연이라고 말하기에

계속 증명해야만 했다.

그렇기에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어릴 때부터 나에게 있어 평범한 학교생활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2024년 6월을 보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