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3일,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겉으로는 강해 보이시지만 속은 매우 여리시고 약한 분이시다.
여동생은 착하고 순진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바꾸어 말하면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얘이다.
어머니의 전화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도,
영안실에서 처음으로 아버지의 시신을 마주했을 때도,
입관식 때 다시 아버지의 시신을 마주했을 때도,
삼일 간의 장례식 동안에도,
그리고 장례식 이후에도,
나는 울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어릴 때부터 아픈 것은 당연했다.
어릴 때부터 참는 것은 익숙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이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어릴 때부터 차갑고 냉정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이제 와서는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스스로 눈물조차 닦지 못하면 울 자격조차 없는 것이라며 울지 않기로 결심했었다.
떨며 울고 있는 어머니와 동생을 보며,
어머니는 우리를 돌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시기에,
동생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얘이기에,
우는 것은 슬퍼하는 것은, 내 역할이 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한 번 도 어리광 부려 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한 번 도 엄살을 부려 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원한적은 없었지만, 언젠가부터 부모님과 동생의 자랑거리가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그저, 내가 하던 데로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왕래 한 번 없던 많은 친척들이, 조문을 와주신 부모님의 많은 지인 분들이
열심히 하라고, 잘하라고, 노력하라고 나에게 말씀하셨다.
그분들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은 잘 안다.
하지만 너무한다고 생각했다.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데...
울지 않는다고 슬프지 않은 것이 아닌데...
아프다 소리 지르지 않는다고 아프지 않은 것이 아닌데...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고 무섭지 않은 것이 아닌데...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그날부터
나는 항상 열심히 했는 데, 노력했는 데...
그냥 열심히가 아니다.
그냥 노력이 아니다.
죽을 만큼도 아니다.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해왔다.
발버둥 쳐 왔다.
그런데 여기서 무엇을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하라는 것인지, 잘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