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으로 온라인 셀러나 해볼까?
2020. 3월, 취업 자리를 알아보다가 결국 개인 사업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기업컨설팅 본사와 계약을 맺고 교육 수료 후 컨설턴트로 일을 시작했다. 첫 사업을 정리하며 큰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소자본창업을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집을 이사하며 남긴 차액으로 시작하는 만큼 부담이 컸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공단과 가까운 소호사무실에 입주하여 업무를 시작하였고, 지역 내 현수막 게시부터 DM, TM 영업까지 혼자 다 해야 했다. 주로 중소기업 대상으로 영업을 다니는데, 설명을 들을 때는 “정부에서 이렇게 많은 지원이 있는지 몰랐다.”라며 호응하였지만 계약률은 30% 정도였다. 그래도 거래처가 늘어날 때마다 힘든 줄 모르고 구두가 닳도록 뛰어다녔다.
하지만 금방 지나갈 것 같았던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 서 공장 지역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공장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곳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서는 고용이 필수인데, 상황은 반대로 돌아갔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기업에서는 컨설팅 업체에 맡기기보다는 자체적으로 정부지원금을 받기 위해 고용센터로 직접 문의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개업 후 1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고정거래처 5곳을 확보해 출발이 좋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기업에서는 외부인 방문을 금지하여 영업 자체가 어려워졌다. 당장 생계를 고민해야 했다. 투잡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투잡을 알아보던 중 평소 관심 가지고 있던 온라인 쇼핑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기업컨설팅 관련 상담 전화를 받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쇼핑몰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마트스토어 책을 구매해서 하루 만에 다 읽고 사업자등록부터 통신판매업 신고 등 셀러로 활동할 준비를 했다. 책을 하루 만에 읽은 이유는 저자 특강에 참석하고 싶어서였다. 책을 구매한 고객 대상으로 일일 특강에 참여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강남에 위치한 저자의 사옥으로 가서 스마트스토어 운영 노하우 팁을 배웠다. 상품명부터 키워드, 썸네일, 상세페이지 등 아주 기초적인 내용이지만 당시 초보자인 나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고 흥미로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업컨설팅을 다니며 인사드렸던 대표님들을 한 분씩 떠올렸다.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자사 제품을 홍보해 주거나 팔아주면 수수료를 챙겨주겠다고 하는 대표님들이 몇 분 계셨다. 쇼핑몰 운영 시 소싱이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고 하였는데, 그 부분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 같았다. 기업들을 다니다 보면 상품성을 갖추고도 판로가 없어 창고에 쌓여 있는 제품들이 많았기에 협의만 잘한다면 독점으로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부업으로 시작하는 거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잘만하면 본업 이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는 사업이기에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공장이 힘들어졌지만 방역 관련 사업은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는 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방역 관련 아이템을 소싱한다면 어렵지 않게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스크 공장을 소개받기 위해 휴대폰에 저장된 기업 대표님들께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고 어렵지 않게 연락처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연결된 업체 본부장에게 마스크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본부장은 “이미 계약된 물량들도 맞추기 힘들다.”라며 거절하였다. 하는 수 없이 공단 내 마스크 업체 리스트를 종합하여 일일이 전화를 돌렸다. 다른 곳도 계약 물량을 맞추느라 내 몫은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뒤 본부장에게 연락이 왔다. 거래 취소된 마스크가 1만 장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도 사정을 해서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먼저 전화를 주었다. 망설일 새도 없이 물건을 잡았다. 그런데, 당장 마스크대금 1,400만 원을 만들어야 했다. 확신이 있었기에 오래 고민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 통장에 있는 잔금과 부족한 돈은 카드론을 받아 충당했다.
다음 날 공장으로 가서 마스크 검수를 끝내고 1만 장을 실어서 파주에 위치한 3pl에 입고하였다. 소호사무실에 공간도 없고 택배사와 계약된 상태도 아니었기에 3pl을 이용하기로 했다. 주문서만 3pl로 넘기면 포장부터 택배 발송까지 처리해 주기 때문에 편리한 시스템이다.
그날 저녁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했다. 첫 상품 등록이라 지웠다가 새로 작성하기를 반복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잠을 설쳤는데, 다음 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새벽부터 해서 아침이 될 때까지 계속 문자 알림이
오는 것이었다.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주문이 접수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메시지 확인을 안 해서 계속 알람이 울리는지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던 것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정확하게 확인해 보니 벌써 수십 건이 들어와 있었다. 마스크 품귀현상 탓에 어부지리로 대박이 난 것이다. 첫날 매출액이 869만 원이었다. 그리고, 12일 만에 완판 되었다. 총매출액은 2,064만 원이었다. 2주일도 안 돼서 600만 원 이상을 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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