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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군인 김반장 Feb 19. 2023

초보 셀러가 아시아 10개국에 수출까지 했다.

1개의 기획상품으로 기회를 만들다.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고 네이버 광고, 페이스북 광고를 한 지 며칠  뒤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대학교 보건학과에서 단체주문도 들어왔다. 파우치에 방역물품을 일일이 담아야 하는 수작업이었지만 단체주문에 신이 나서 포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휴대전화에 국제전화번호가 찍혔다. 당연히 보이스피싱인 줄 알고 받지 않았다. 2번이나 연속으로 전화가 왔지만, 또 받지 않았다. 오늘따라 국제전화가 왜 자꾸 오는지 귀찮기만 하였다. 그날 저녁, 스마트스토어 애널리틱스(방문자가 어디서 오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확인, 분석하는 도구)를 보고 의아했다. 


방문지역에 싱가포르가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 페이스북 광고 링크를 타고 스토어에 접속한 것이었다. 궁금증이 생기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 다음 날 어제와 같이 국제전화가 다시 들어왔다. 이번에는 받아보기로 한다. 영어로 말하면 어쩌지 하고 긴장했지만, 다행히 한국인이었다.      


“안녕하세요. L○○○ 마케팅팀장 ○○○입니다.

제품에 관심이 있는데, 견적을 받아 볼 수 있을까요?”     


“네! 이메일 주소 알려주시면 견적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세계적인 문구 기업 L사에서 우리 제품에 관심이 있다는 것부터 이 사람이 L 사의 직원이 맞는지 믿을 수 없었다. 무역에 대해 1도 모르고 있던 초보 셀러에게는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당장 상품 설명을 위한 영문 제안서를 만들어야 했다. 급한 대로 번역기를 돌려서  제안서를 만들고 견적서와 함께 이메일로 발송했다. 

    

며칠 후 답장이 왔다. 본사로 보고해야 하는데, 제안서 내용이 부족하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험이 없었기에 무엇을 어떻게 손봐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중국 무역을 하는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상황을 설명하고 제안서 검토를 부탁했다. 제안서를 살펴본 지인은 문법이 틀린 부분을 수정해 주었고, 형식이 갖춰진 제안서 템플릿을 보내주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L사 본사의 최종 결정을 받았다. 첫 통화 후 2개월 만에 얻은 결과였다. 전역 후 가장 큰 성과였기에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물론 수출 진행이 처음이라 과정은 어려웠지만 이 또한 경험이라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부딪혔다. 덕분에 3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수출 건을 마무리하고 생각해 보았다. 세계적인 기업이 무엇 때문에 브랜드도 없는 조그만 쇼핑몰을 선택하였을까? 답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지금이야 여기저기서 방역키트를 다 판매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내 상품 말고는 그 어디에서도 판매하지 않았다. 


L사 수출 건으로 매출은 순식간에 오르고 자연스럽게 광고 효과까지 발생했다. L사 로고가 찍힌 방역키트와 수출 성과를 레퍼런스로 만들었고 주문 문의가 올 때마다 발송했다. 그 덕분에 고객들은 제품을 신뢰하였고 단체주문 주문율도 올라갔다. 


‘안동 로열 웨이(영국 왕실 방문 행사)’를 비롯한 중소기업, 문구점, 요양원 등에도 납품하게 되었고, 6개월 만에 1가지 상품으로 9천만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한 달에 순이익으로 1,600만 원까지 벌어보니 돈 버는 게 어렵지 않게 느껴질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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