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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Dec 25. 2024

154> 嫦娥(항아)

漢詩工夫(241005)

嫦娥(항아)

 - 李商隱(이상은)


雲母屛風燭影深

운모병풍촉영심

○●○○●●◎

운모병풍에 촛불 그림자 깊어지고


長河漸落曉星沈

장하점락효성침

○○●●●○◎

은하수 점점 기우니 새벽 별도 잠기네.


姮娥應悔偸靈藥

항아응회투령약

○○○●○○●

항아는 영약 훔친 것을 후회하리니


碧海靑天夜夜心

벽해청천야야심

●●○○●●◎

푸른 바다 파란 하늘에서 밤마다 수심이다.

* 嫦娥(항아) : 姮娥(항아) 혹은 羲娥(희아)라고도 쓴다. 달 속에 있다는 전설 속의 선녀. 달은 옥항상제의 별궁인 광한전(廣寒殿)에 있다. 《淮南子(회남자)》 〈覽明訓(남명훈)〉에 보인다. 후예(后羿)가 활을 잘 쏘아 해를 떨어뜨렸는데, 이 일로 예와 그의 아내 항아가 인간세상으로 귀양 왔다. 羿(예)가 서왕모(西王母)에게 불사약(不死藥)을 구했는데, 항아(恒娥)가 이 약을 혼자서 몰래 훔쳐 먹고 신선이 되어 달로 도망가 달의 정령(月精)이 되었다. 이 시 전체가 恒娥(항아)의 이러한 행동을 모티브로 삼았다.

* 雲母屛風(운모병풍) : 아름다운 운모석(雲母石)으로 만든 병풍으로, 귀부인의 방을 장식하는 데 쓰였다.

* 長河(장하) : 은하수를 가리킨다.

* 靈藥(영약):장생불사약으로 후예가 서왕모에게 구하였다는 영약인데 항아가 훔쳐 먹고 월궁月宮으로 도망갔다고 함.

此(차)는 言嫦娥所居之處(언항아소거지처)에 繞之以雲母之屛(요지이운모지병)하고, 銀燭之影(은촉지영)이 一半明滅(일반명멸)하야. 深深而低(심심이저)하야. 夜深(야심)을 可知(가지)오. 橫天長河(횡천장하)는 漸漸落下(점점낙하)하고, 耿耿曉星(경경효성)은 點點沈沒(점점침몰)하니. 此(차)는 夜分之景也(야분지경야)라. 此時(차시)에 姮娥也應偸藥(항아야응투약)을 懺悔於心(참회어심)하야. 在下之碧海(재하지벽해)와 在上之靑天(재상지청천)에 此心(차심)을 何以堪抑於夜夜乎(하이감억어야야호)아. 此(차)는 以嫦我(이항아)로 吟咏(음영)이나. 有若寓之以含怨之人(유약우지이함원지인)이라.

이는 항아가 사는 곳에 운모병풍을 들러놓고, 은촉대의 그림자가 반쯤 명멸하여 깊어지고, 잦아들어 밤이 깊음을 알 수 있다. 하늘을 가로지른 긴 하천인 은하수는 점점 낮아져 반짝반짝 빛나는 새벽별이 점점 희미해지니 이는 한밤의 풍경이다. 이때에 항아도 응당 불사약을 훔친 것을 마음에 참회하여, 아래에 있는 푸른 바다와 위에 있는 푸른 하늘에 이 마음을 어찌 감히 밤마다 억제하겠는가? 이는 항아의 입장에서 읊은 것이나, 원한을 품은 사람의 마음을 핑계 삼는 거와 같은 것이 있다.

* 李商隱(이상은) : 813년 ~ 858년(추정), 자는 의산(義山)이고, 호는 옥계생(玉溪生), 번남생(樊南生)이다. 허난(河南) 싱양(滎陽) 출신이다. 조부 이보(李俌)는 후베이(湖北)성 징저우(邢州)의 녹사참군(彔事參軍)을 지냈으며, 부친 이사(李嗣)는 중시어사(中侍御史)를 맡았다. 이상은이 태어날 때 부친은 가현령(嘉縣令)으로 임명되었으나 이때부터 가세가 몰락했다. 이상은은 10세에 아버지 이사를 병으로 잃었고, 그와 어머니, 동생들은 허난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빈곤하게 생활하며 친척들의 도움에 의존해 살아갔다. 이상은은 장자로서 집안을 지탱하는 책임을 졌다. 25세에 令狐楚(영호초)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進士(진사)가 되고 校書郎(교서랑), 東天節度書記(동천절도서기), 檢校工部郎中(검교공부낭중) 등 높지 않은 벼슬을 역임했다. 영호초의 반대파인 王茂元(왕무원)의 사위가 되어 두 정파 사이를 내왕하여 절조를 비난받기도 했다. 그의 시는 서정적인 작품이 많고 修辭(수사)를 중히 여기어 정밀하고 화려하다고 하며, 典故(전고)를 많이 인용했다. 시를 지을 때는 참고 서적이 자리를 꽉 차지해 물개가 물고기를 늘어놓은 것 같았다고 한다. 당 나라 말기와 五代(오대)를 통하여 그의 시는 크게 유행했다. 溫庭均(온정균)과 함께 ‘온이(溫李)’로 불렸으며, 이들의 시파를 西崑體詩派(서곤체 시파)라 했다. 그는 일생을 불우하게 지냈지만, 杜甫(두보)의 전통을 이은 만당의 대표적 시인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저서에 ‘義山詩集(의산시집 6권)’과 ‘西崑唱酬集(서곤창수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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