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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Dec 26. 2024

155> 宮詞(궁사)

漢詩工夫(241005)

宮詞(궁사)

 - 李商隱(이상은)


君恩如水向東流

군은여수향동류

○○○●●○◎

임금의 은혜는 물 같아 동으로 흘러가니


得寵憂移失寵愁

득총우이실총수

●●○○●●◎

은총 얻으면 옮겨갈까 걱정, 잃어도 근심


莫向尊前奏花落

막향존전주화락

●●○○●○●

임금님 앞에선 꽃이 진 것을 아뢰지 말라.


凉風只在殿西頭

량풍지재전서두

○○●●●○◎

서늘한 바람은 다만 궁전 서쪽에 있나니.

* 宮詞(궁사) : 고시체(古詩體)의 한 형식. 보통 시의 제목으로 사용한다. 주로 궁중의 생활을 소재로 일어난 사건을 묘사한다. 특히 후궁과 비빈들의 생활과 마음을 묘사한 것이 많다. 궁정 내부의 비사()나 유문()을 칠언절구()로 읊은 것이다. 당()나라의 왕건()이 현종황제()의 궁정생활에 대하여 노인들에게서 들은 것을 칠언절구로 읊어 궁사 100수를 만든 것이 그 최초이다. 그 후 촉()나라 왕맹창()의 비(), 즉 화예부인()이 왕 건의 궁사체를 본받아 자기가 경험한 궁정생활을 읊어 궁사 100수를 지었다.이들의 작품은 궁사의 전형으로 화려한 궁정생활에 숨어 있는 일면을 교묘하게 묘사하여 후세 작가들이 많이 본받았고, 중국 시의 궁사를 형성하였다. 특히 송나라 때 왕규()의 궁사 100수는 위의 두 작품과 함께 「삼가궁사()」라고 불린다.

此亦宮中之怨詞也(차역궁중지원사야)라. 言君王之恩澤(언군왕지은택)이 如水東流則失寵之已久(여수동류즉실총지이구)에 水流雲空者也(수류운공자야)라. 凡人之情(범인지정)이 得寵則惟恐移於他人(득총즉유공이어타인)하고, 失寵則憂愁弸中(실총즉우수붕중)하야. 怨之不已也(원지불이야)라. 尊前(존전)에 莫奏花落(막주화락)하라. 凉風(량풍)이 只在於殿之西頭耳(지재어전지서두이)라. 此皆怨歎之切至者也(차개원탄이절지자야)로다.

이 시도 궁중의 원망을 노래한 것이다. 말인즉 군왕의 은택이 마치 강물이 동으로 흐르는 것과 같아 총애를 잃은 지 이미 오래됨으로, 물은 흘러갔고 허공의 구름 같은 것이다. 보통 사람의 감정은 총애를 얻으면 오직 그 총애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갈까만을 걱정하고, 총애를 잃으면 근심 걱정이 맘속에 가득하여 원망이 그치지 않는다. 존전에서는 꽃이 졌다는 말을 하지 말라. 서늘한 바람이 다만 궁전의 서쪽머리에 있을 뿐이로다. 이는 모두 원망이 절실하고 지극한 것이다.

* 李商隱(이상은) : 813년 ~ 858년(추정), 자는 의산(義山)이고, 호는 옥계생(玉溪生), 번남생(樊南生)이다. 허난(河南) 싱양(滎陽) 출신이다. 조부 이보(李俌)는 후베이(湖北)성 징저우(邢州)의 녹사참군(彔事參軍)을 지냈으며, 부친 이사(李嗣)는 중시어사(中侍御史)를 맡았다. 이상은이 태어날 때 부친은 가현령(嘉縣令)으로 임명되었으나 이때부터 가세가 몰락했다. 이상은은 10세에 아버지 이사를 병으로 잃었고, 그와 어머니, 동생들은 허난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빈곤하게 생활하며 친척들의 도움에 의존해 살아갔다. 이상은은 장자로서 집안을 지탱하는 책임을 졌다. 25세에 令狐楚(영호초)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進士(진사)가 되고 校書郎(교서랑), 東天節度書記(동천절도서기), 檢校工部郎中(검교공부낭중) 등 높지 않은 벼슬을 역임했다. 영호초의 반대파인 王茂元(왕무원)의 사위가 되어 두 정파 사이를 내왕하여 절조를 비난받기도 했다. 그의 시는 서정적인 작품이 많고 修辭(수사)를 중히 여기어 정밀하고 화려하다고 하며, 典故(전고)를 많이 인용했다. 시를 지을 때는 참고 서적이 자리를 꽉 차지해 물개가 물고기를 늘어놓은 것 같았다고 한다. 당 나라 말기와 五代(오대)를 통하여 그의 시는 크게 유행했다. 溫庭均(온정균)과 함께 ‘온이(溫李)’로 불렸으며, 이들의 시파를 西崑體詩派(서곤체 시파)라 했다. 그는 일생을 불우하게 지냈지만, 杜甫(두보)의 전통을 이은 만당의 대표적 시인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저서에 ‘義山詩集(의산시집 6권)’과 ‘西崑唱酬集(서곤창수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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