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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운사 Dec 30. 2024

159> 西亭(서정) / 서쪽 정자

漢詩工夫(241005)

西亭(서정) / 서쪽 정자

 - 李商隱(이상은)


此夜西亭月正圓

차야서정월정원

●●○○●●◎

오늘 밤 서정의 달은 정말로 둥근데


疏簾相伴宿風煙

소렴상반숙풍연

○○○●●○◎

성긴 주렴과 짝하여 희미한 바람에 잠잤네.


梧桐莫更翻淸露

오동막갱번청로

○○●●○○●

오동나무야 다시는 맑은 이슬 떨구지 마라.


孤鶴從來不淂眼

고학종래부득면

○○○○●●◎

외로운 학 아직도 잠 이루지 못하니.

* 疏簾(소렴) : 듬성듬성 성기게 짠 발.

* 風煙(풍연) : 멀리 보이는 공중(空中)에 서린 흐릿한 기운(氣運)이나 바람에 흩어지는 연기의 모양. 발틈으로 달빛이 어스름한 분위기를 말한다.

* 翻淸露(번청로) : 맑은 이슬을 날리거나 떨어뜨리는 모양.

* 從來(종래) : 이전부터 지금까지.

* 淂眼(득면) : 잠이 드는 것. 득(淂)은 득(得)과 같은 뜻이다.

此(차)는 西亭之景也(서정지경야)라. 月輪正圓(월륜정원)하야. 光輝滿庭(광휘만정)하고, 疏簾(소렴)에 風煙(풍연)이 伴宿(반숙)하고, 庭有梧桐樹而淸露(정유오동수이청로)가 霑濕則莫使翻動(점습즉막사번동)하라. 一隻孤鶴(일척고학)이 不得其眠耳(부득기면이)라. 義山(의산)이 於此夜(어차야)에 登西亭(등서정)하야. 吟其夜色之淸景也(음기야색지청경야)라.

이 시는 서쪽 정자의 풍광을 묘사한 것이다. 달이 바퀴같이 둥글어 빛이 뜰에 가득하고, 성긴 발에는 풍연을 짝하여 잠들고, 뜰에는 오동나무가 있어서 맑은 이슬이 축축하게 젖었으니, 잎이 펄럭이지 못하도록 하라. 한 마리 외로운 학이 잠들지 못할까 하노라. 의산(이상은)이 이 밤에 서편 정자에 올라 밤빛의 정경을 읊은 것이다.

* 李商隱(이상은) : 813년 ~ 858년(추정), 자는 의산(義山)이고, 호는 옥계생(玉溪生), 번남생(樊南生)이다. 허난(河南) 싱양(滎陽) 출신이다. 조부 이보(李俌)는 후베이(湖北)성 징저우(邢州)의 녹사참군(彔事參軍)을 지냈으며, 부친 이사(李嗣)는 중시어사(中侍御史)를 맡았다. 이상은이 태어날 때 부친은 가현령(嘉縣令)으로 임명되었으나 이때부터 가세가 몰락했다. 이상은은 10세에 아버지 이사를 병으로 잃었고, 그와 어머니, 동생들은 허난의 고향으로 돌아왔고, 빈곤하게 생활하며 친척들의 도움에 의존해 살아갔다. 이상은은 장자로서 집안을 지탱하는 책임을 졌다. 25세에 令狐楚(영호초)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進士(진사)가 되고 校書郎(교서랑), 東天節度書記(동천절도서기), 檢校工部郎中(검교공부낭중) 등 높지 않은 벼슬을 역임했다. 영호초의 반대파인 王茂元(왕무원)의 사위가 되어 두 정파 사이를 내왕하여 절조를 비난받기도 했다. 그의 시는 서정적인 작품이 많고 修辭(수사)를 중히 여기어 정밀하고 화려하다고 하며, 典故(전고)를 많이 인용했다. 시를 지을 때는 참고 서적이 자리를 꽉 차지해 물개가 물고기를 늘어놓은 것 같았다고 한다. 당 나라 말기와 五代(오대)를 통하여 그의 시는 크게 유행했다. 溫庭均(온정균)과 함께 ‘온이(溫李)’로 불렸으며, 이들의 시파를 西崑體詩派(서곤체 시파)라 했다. 그는 일생을 불우하게 지냈지만, 杜甫(두보)의 전통을 이은 만당의 대표적 시인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저서에 ‘義山詩集(의산시집 6권)’과 ‘西崑唱酬集(서곤창수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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