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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스터 박종찬 Feb 01. 2023

이렇게 추운 날엔
'아.아'지!

한국인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사랑

나는 평소에 더위를 많이 탄다. 겨울에 따뜻한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땀이 맺힐 정도다. 그래서 나는 겨울에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신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겨울에도 아이스커피를 먹는 건 나뿐만 아니다. '얼죽아'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로 추워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겨울은 꽤 추운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어째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인기가 많은 것일까?





외국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안 파나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팔지 않는 것을 보고 당황하곤 한다. 해외여행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금단현상을 느끼면서, 로컬 카페를 제쳐두고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아마 나 또한 그럴 가능성이 높다.



사실 외국은 아메리카노를 팔지 않는 경우도 꽤 많다. 상대적으로 에스프레소나 라떼류, 그리고 브루잉커피(핸드드립 등)가 더 많다. 그건 아마 문화의 차이일 것이다. 커피의 맛과 향에 진심이다 보니 에스프레소에 물을 희석하는 것을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그래도 맛과 향이 남아있는데, 그걸 차갑게 만들어 먹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더욱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외국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없다는 것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봤다. 그중 출연자 한 분은 '해외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것은 마치 한국에선 차가운 김치찌개를 주문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비유를 댔다. 아주 찰진 비유였다.


그럼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메리카노를 즐기게 된 것일까?




한국의

아메리카노 보급


우리나라에서 처음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한 때로 돌아가보자.


프랜차이즈 카페가 성행하기 전, 우리나라에서는 믹스커피나 자판기 커피, 다방커피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다 1999년 이대 앞에 처음으로 스타벅스가 생겨나며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음료들이 판매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가격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는 없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비싼 편이었다. 그로 인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명품처럼 '있어 보이는'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다. 스타벅스라는 브랜드가 당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었다.



그런 트렌드를 따르려는 다른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타벅스에 방문하였고, 값비싼 음료들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아메리카노를 주로 마시기 시작했다. 에스프레소처럼 쓰지도 않고, 구수~하니 꽤 먹을 만했고, 믹스커피나 라떼보단 칼로리도 낮아 살찔 걱정도 적었을 것이다.


그렇게 아메리카노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스타벅스 이후에 수많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아메리카노는 부동의 베스트이자 스테디셀러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들에겐 커피 하면 아메리카노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자, 아메리카노는 그렇게 유행이 되었다 치자.

그럼 우리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두고 굳이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시기 시작한 것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추려보았다.



1.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

우리나라 여름은 굉장히 덥다. 물론 우리나라보다 더 더운 나라도 많다. 하지만 기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습도다. 찝찝하고 끈적거리는 여름은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무지하게 높은 습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면 냉면처럼 찬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극복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런 날씨에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마신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바리스타로 일할 때면, 여름에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한 잔도 팔리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더위와 갈증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제격이다. 그렇게 우리에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시원한 맛으로 먹는 갈증해소음료로 자리 잡게 되었다.




2. 치열한 일상 속 유일한 회복포션

'한국' 하면 '빨리빨리'라는 수식어가 생각난다. 나도 엘리베이터를 타면 무조건 닫힘 버튼을 누른다. 빨리빨리 문화는 일상이 바빠 여유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보통 출근하는 아침시간은 치열하고, 점심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그 때문에 외국과는 다른 풍경으로 커피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외국의 한 카페를 상상해 보자. 테라스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홀짝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신문을 읽는 것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즉, 여유로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그 정도의 여유를 갖기 힘들다.


치열한 일상을 보내다 점심을 먹고 잠깐 짬 내서 카페를 가더라도 곧 다시 일하러 가야 한다. 슬프게도 우리에겐 따뜻한 커피를 호호 불면서 홀짝홀짝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커피를 빠르게 마실 수 있도록 얼음에 식혀 먹게 된 것이다.


우리에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쭉쭉 들이킬 수 있는 각성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우리나라가 가진 독특한 커피 문화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커피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다 보니 우리나라의 커피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화해 나가고 있다. 맛과 향이 풍부한 커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그리고 그런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어떤 다른 모습의 문화가 만들어질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한다.







오늘도 맛있는 커피 한 잔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커피를 볶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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