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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Sep 07. 2022

[칼럼] 진로는 직업이 아니다.

청지사 레오의 시선

어렸을 때부터 “너 커서 뭐 될래?”라는 질문을 듣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진로는 직업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희망직업을 작성하고 중학생이 되면 간단한 홀랜드 직업 흥미 검사를 통해 6가지 직업적성 분류 중 해당되는 직업군을 찾아보고 그에 대한 체험을 실시하게 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직업 중심의 진로를 키워나간다. 어른들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미래에 무언가가 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며 오늘을 보내고 있다. 자신의 미래 이상향이 하나의 직업이나 직무로 정해지는 것인데 이러한 직업 위주의 진로가 우리 청소년들을 과연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는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이광호 이사장은 ‘아이에게 동사형 꿈을 꾸게 하라’는 자신의 책을 통해 직업 위주의 진로를 ‘명사형 꿈’이라고 명명했다. 명사형 꿈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묻고 그 ‘무엇’에 따라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나간다. 정해진 길이 있고 그 길만 따라가면 ‘무엇’을 향해 갈 수 있다.

그렇게 이룬 자신의 성공 여부는 자기 내부의 가치가 아닌 외부의 시선이 우선시 된다. 소득과 안정적인 근무형태, 사회적 인식 등의 외부의 시선이 자신의 진로 가치보다 중요하게 판단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미래가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재 우리 세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정해진 포장도로를 달릴 때 적합한 ‘명사형 꿈’과는 달리 비포장도로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동사형 꿈’은 직업과 일 중심이 아닌 희망과 포부, 열정이 중심이 된 청소년의 역동적인 에너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존재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진로 탐색이 시작되고 그 가치와 포부를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지 찾고 실천하며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지난달 우리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은 청년창업가 ‘DORO’의 김진한 대표가 창업 프로그램 중 참가 청소년에게 던진 질문이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고민하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자신을 파악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로교육의 가장 첫걸음, 바로 이것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역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그에 따라 청소년 당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과정은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청소년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고민하며 다양한 경험을 마주해야 한다. 오늘의 실천이 내일로 이어지고. 또 다음 날로 이어지면서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해간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열정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진로(進路)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말한다. 결코 직업이 아니다. 이에 우리 청소년들이 자신의 진로를 고민할 때 삶을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답이자 자신이 지닌 에너지의 방향을 고민하는 ‘동사형 꿈’을 꾸길 바란다. 이 새로운 관점 앞에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제대로 마주하여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취와 소유를 최종 목표로 두지 않고 자신의 꿈을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자 나만의 존재 이유로 보며 앞으로 나아가길 응원한다.


_by 레오_


http://www.ansa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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