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의 가시

by 배니할

아주 가깝게 지내던 언니가 암으로 고생을 할 때 나는 자주 그분을 위로해 드리러 다녔다. 그 당시 언니는 나와 대화하는게 그분의 유일한 낙이라 하였다. 언니는 항암치료도 열심히 했는데도 결국 호스피스병동으로 들어가셨다. 항암을 더 하면 나을 것 같다며 포기하지 않던 분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 그날은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지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병원 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보고 왔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했다. 그러면서 “다 용서해 주기로 했어요.” 라고 말했다.


그동안 마음속에 가시처럼 자신을 찌르던 시댁의 가까운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살면서 상대방의 언행에 속상하고 이해되지 못했던 그런 것들이 마음속에 쌓여있었다 했다. 그렇다고 크게 티 내지 않아서 아마 상대방은 모를 거라고 했다. 그렇지만 그것을 삭이지 못해 마음이 가시에 찔린 것처럼 아팠다고 했다. 신체의 암보다 마음속의 암이 더 힘들었다는 거다.


그분은 자신이 스스로 걸었던 빗장을 풀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이제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게 되었다고 진심으로 기뻐하였다. 교회를 평생 다니면서도 안 되던 것이 죽음 앞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용서가 되었다는 거다.

어찌 보면 상대방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지만, 자신과 화해하고 양심을 깨끗이 지니고 산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보다. 내가 별생각 없이 하는 말도 누구에게는 상처가 되어서 그를 괴롭힐 수가 있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쩜 지금도 누구에게 미움을 받고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의 단순한 질투로도 미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것 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평소에 겸손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그나마 덜 미움을 받을 게 아닌가?

언니의 예처럼 내가 미움받는 게 문제가 아니라 누구를 미워하면 당사자가 괴롭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좋은 일은 못할망정 누가 나 때문에 힘들다면 그것은 참 딱한 일이 될 것이다.


나는 기도한다. 주님 제가 모르고 한 말과 행동이 누구에게 상처가 되지 않게 도와주세요.

작가의 이전글발목 깔딱, 손가락 까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