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중에 제일 좋은 책은 산책
독서모임이 있는 날 오늘은 집에 두고 갈까 망설이다가 함께 나섰다. 30도가 넘는 날이 지속되는 여름이지만 이날만은 최고 기온이 27도라 아침부터 가을처럼 시원했다. 독서모임은 비가 오지 않는 한 야외에서 하기로 했기에 다른 이들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해서 코비와 먼저 산책을 했다. 집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공원에 도착할 때쯤 차에서 난리가 났다. 빨리 산책하고 싶어서 뛰어내릴 듯이 차에서 좋아 어쩔 줄 몰랐다.
오랜만에 동네가 아닌 다른 공원으로 산책 나온 코비는 내리자마자 뛰기 시작했다. 이곳은 산책길이 길고 다양한 종류의 강아지들이 산책하고 수영도 하는 곳이다. 그러니 다양한 종류의 강아지의 향기가 코비에겐 얼마나 많이 느껴질까! 그러니 코비가 좋아할 수밖에 없다.
강가라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나는 점퍼를 챙겨 입어야 했다. 둘이서 한 시간 정도 걷고 뛰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곧 독서모임시간이 되어서 벤치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방향을 돌려 왔던 길로 다시 가야 하는데 코비가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게 아닌가. 사실 나도 오늘은 독서보다 바람맞으면서 걷고 싶은 상쾌한 날씨였다. 몇 번을 기다려주고 몇 번을 가자고 설득해 봐도 가지 않았다. 결국 코비를 안고 방향을 바꿔서 벤치로 향했다. 그렇게 우리는 독서모임에 함께 했다.
한 달 만에 찾은 공원에서 나는 그동안 수많은 고민과 걱정거리를 잠시 잊고 코비의 발걸음 속도에만 집중했다. 코비를 집에 두고 왔으면 차에서 기다리다가 모임시간에 참여했을지도 모른다. 코비 덕분에 좀 귀찮지만 나왔다가 오히려 내가 힐링하게 되었다.
모임 하는 동안 얌전히 잘 지낸 코비를 위해 또다시 코비와 나는 바람을 쐬며 달렸다. 무슨 걱정이 있었냐 싶을 정도로 땅만 보고 달렸다.
코비 덕분에 콧바람도 쐬고 달리면서 귓바람까지 셀 수 있었다.
다시 사진으로 보니 더 걷고 싶은 코비를 안고 데리고 온 것이 살짝 미안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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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유난히 그때 상황이나 장소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오늘 벤치에 앉아 이북을 켜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다음과 같다.
"행동하라, 걱정에서 빨리 벗어나라, 무작정 밖으로 나와도 좋다. 신선한 공기 속을 산책하면 누구나 지혜로워진다." - 보더쉐퍼 <<이기는 습관>>
걱정 많은 나에게 꼭 필요한 문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