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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오십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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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랑호 Feb 27. 2024

흰머리 하고 다니면 생기는 일

오십인데 마음 대로 하면 어때


다가오는 시선이 따갑다.

꼭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눈빛으로 쳐다본다.

모든 시선은 머리에 머문다.

흰머리가 정수리에서 5cm 정도 자라고 다른 머리는 노란 탈색머리에 뒷머리는 쇼커트에 검은색과 흰색 머리카락이 섞어 있다. 내가 봐도 이상한 머리다.

조심스럼 게 물어본다.


"머리가 염색이지, 아니 흰머리인가? 유전인가?"

여러 설명을 하기 싫어

 "네 염색이에요." 하고 돌아선다.

"그렇지 얼굴을 젊어 보이는 데 흰머리가 많다 했더니 염색이네"

특히 운동을 하려고 헬스장에 가면 60~70대분들이 주로 물어본다.


내가 처음 흰머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학여행을 가서 긴 머리를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일명 디스코 머리를 닿고 돌아다닐 때였다.

뒷모습을 보던 친구들이

"야, 니 머리가 하얗네"

"어디에"

닿아 놓았던 머리에 귀 뒷부분만 동전 크기만 하게 하얗게 되어있었다.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물어니

"한약을 먹을 때 생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던데 이상하네 어릴 때 한약을 먹거나 한 적도 없는 데 너만 그렇네" 하신다.

그 뒤에 머리는 닿지 않고 보이지 않게 살짝 묶고만 다녔다. 흰머리가 보일까 커트도 하지 못하고 늘 뒷머리로 덮고 다녔다.


한동안 잊혔던 흰머리는 둘째를 고 나서는 정수리부터 흰머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멋 내기 염색을 했다면 이때부터 새치 커버 염색을 했다. 항상 브라운 색으로 머리색을 유지하며 20년을 염색을 했다.

오래 염색을 하니 머리도 계속 빠지고 두피에 알레르기는 계속 일어났다.


오십이 되면 염색을 하지 않고 흰머리로 해보고 싶었다. 요즘은 흰색과 검정이 섞여 있는 회색머리가 예뻐 보였다.

흰머리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결심하니 흰머리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그냥 흰머리를 기르면 되는 데 흰머리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주변에서 지인들이 말을 한다.


"언니 염색 안 해? 미용실 안 가?"

"응 안가"

"관리 좀 해 지저분해 보여 아직 흰머리 하기는 젊어"


그래서 선택한 것이 탈색을 해서 흰색에 가까운 밝은 색을 해봤다.

탈색한 머리는 예전에 염색을 많이 해서 완전 노란색으로 빠지지 않고 남아있어 보기가 싫었다. 그위를 덮을 수 있는 색이 필요했다. 미용실에서는 애쉬블루를 추천해 주었다.

애쉬 블루로 염색을 하니 하늘색과 초록이 섞여서 회색으로 보였다. 나는 색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염색 머리를 본 아이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엄마 학교 올 때 모자 쓰고 와 그 머리로 오지 마"

"왜 예쁜데"

"아니 이상해"

주변 지인들은 아이돌데뷔하냐며 살면 좀 빼면 되겠다고 말들 한다.


회색으로 보이고 좋은 데 흰머리와 조화도 이루고

이제 내 나이 오십인데 머리는 내 마음대로 하고 살아도 되지 않나

지금도 한분이 물어본다.


"머리 회색으로 염색한 거지"

"네 염색이에요"

"그럼 그렇지 어쩐지 염색 맞지"

흰머리도 당당하게 계속 이 머리를 유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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