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도다리는 약이다.
조용한 일요일 오후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남편은 색칠하던 고래를 마무리하고 있다. 아이들은 각자 방에서 할 일을 하고 있다.
나는 TV를 보며 제자리 달리기를 하며 운동을 대신하고 있었다. 시간은 4시를 지나가고 저녁으로 등갈비 김치찜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트로트를 보고 계시던 어머님이 거실로 나오셨다.
"너 그는 회 안 먹나?"
"회요? 어머님 회 드시고 싶으세요?"
"봄이 되면 봄 도다리를 먹어야 한다는 데.."
"도다리회 드시고 싶으세요?"
"꼭 그런 거는 아닌데 봄 되면 먹으면 좋다길래, 봄 도다리는 몸에 좋은 약이란다."
나는 회를 좋아하지 않고, 남편은 1년에 한두 번 대방어 타령을 할 때 말고는 회를 전혀 먹지 않는다. 가끔 막내딸이 초밥을 좋아해서 먹는 거 말고는 생선을 생으로 먹지 않는다.
"저녁에 회 시켜 드릴게요."
"얼마면 되는 데 내가 주께 시키라."
오만 원을 주시면서 회를 시켜 달라고 했다.
남편이 "엄마 도다리 회는 뼈가 있어서 먹기 불편할 건데 괜찮겠어요?"
"얇게 포 뜨는 거 아니야?" 내가 남편에게 물어봤다.
"전어회처럼 뼈째회로 나오는 데 엄마 도다리 뭔지 알지요?"
아무렴 어머님이 도다리를 모를까 나는 도다리나 광어나 가자미나 비슷한 물고기라고 생각한다.
검색창에 도다리를 어머님께 보여드렸다.
"도다리 뭔지 안다. 뼈째회(세꼬시)도 먹을 수 있다."
배달앱을 열어 주문을 하니 다행히 뼈째회(세꼬시)와 포 뜨는 거 중에 고르게 되어 있었다. 포 뜨는 걸로 주문을 했다.
회가 오는 동안 아이들이 먹을 등갈비 김치찜을 했다.
회가 도착하고 어머님은 회를 너무 잘 드셨다.
"어머님 이번 어버이날에 고모집(남편의 누나)에 가서 회 안 드셨어요?"
"몰라 이번에는 안 사주던데.."
평소에는 뭐 드시고 싶은 게 있냐고 물어보면 아무것도 안 먹고 싶다고 하시는 데 이번에 회는 정말 드시고 싶으셨는지 너무 잘 드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봄 도다리는 몸에 좋은 약이라니 좀 자주 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