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 안에도 있을 수 있는
정유정 작가의 스타일을 안다면, 이미 제목에서 무서움과 섬뜩함이 느껴진다.
한 여자가 등장하면서 한 여인이 떠오른다.
작가는 누군가의 실제 이야기는 아니라고 꼭 짚어 언급해 주었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 헷갈렸다.
소설을 읽었던가? 신문을 읽었던가?
영화를 봤던가가? 다큐를 봤던가?
익숙함일 수 있으나, 그만큼 생생하다.
작가는 어떻게 신유나를 창조해 내고, 신유나 중심의 세상을 만들었을까?
보통 사람들은 완전한 행복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신유나는 아니다.
백번 양보해 생각은 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유나에게는 생각 너머에 가차 없는 행동이 있다.
악성 나르시시스트였을 거라 한다.
사이코패스보다는 흔하다는 점에서는 두렵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자아는 텅 비어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 안에 허상이 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허상, 그리고 그 허상이 머물고 있는 환상.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인정하게 되고, 어느 순간 받아들이게 되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자신의 현실을,
그러나 그 당연한 삶의 수순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맘만 먹으면 허상을 가지고 환상 속에서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이해할 수 없는 유나지만, 한번 이해해 보자고 이 소설을 쓰지는 않은 거 같다.
현대 사회에서 탄생한 괴물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쓴 것도 아닌 거 같다.
우리 안에도 있을 수 있는 모습을 작가는 극단적 방법으로 보여준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