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조심하는 표현이 하나가 있다. ~인 것 같다. ~인 것 같습니다. 전에도 지금도 신경 쓰지 않으면 말버릇처럼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현이다. 문득 청년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이 말을 쓰고 있는 것을 느꼈다. 사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거부감까지는 아니어도 불편하게 다가오는 경우는 딱 하나이다. 본인의 경험, 감정에 저 종결표현을 쓰는 경우이다.
Q: 대학 생활동안 알바를 쉰 적은 없으세요?
A: 네 그랬던 것 같습니다.
Q: xxx 한 감정이 들으셨겠어요.
A: 네,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요.
겸손의 표현이라고 생각해야 되나? 아니면 자기 확신의 부족일까. 내가 많이 쓰는 것을 인지했던 것은 첫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 준비를 하는 과정이었다. 큰 자리는 아니었고 팀 내의 선배들, 그리고 팀장님에게 특정 기술에 대해 소개를 해야 하기 위함이었다. 가뜩이나 발표도 많이 안 해봤는데, 몇 개월차 신입이 3년, 크게는 20년도 넘게 연차가 있는 분들에게 기술소개라니. 자료를 만들고 간단한 스크립트로 말투나 시간 등을 체크했었다. 글쓰기나 발표에 대해서 꼭 배우는 것이 반복된 단어, 표현을 지양하라! 였다. 그래서 최대한 바꾸려고 했지만 계속 귀에 들리는 게 딱 저 표현이었다.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떤 스피치 전문가 같은 유튜버는 이런 해답을 말했다.
"'~인 듯하다'로 써보세요."
그때 나는 좋은 대안이다 생각했다. 남들보다 한 표현을 더 쓸 수 있다니 하면서.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뭐가 다르지?이다. 다른가 싶다가도 똑같이 느껴지고 말이다. 나름의 결론을 내보면 겸손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강하게 표현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기저에서 작동하여 여지를 남겨두는 것 같다.
윗 문단의 "것 같다"처럼 확인 질문, 혹은 다른 이에 대해 말할 때는 괜찮다. 그에 대해서는 내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좋게 말하면 겸손, 반대로 보면 자기 확신의 부재라고 본다. 내 감정과 과거의 행동을 말함에 확신이 없다면 누가 해줄 것인가. 반대로 나는 내가 느끼고 행동하는 존재이다. 그에서조차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면 어떤 것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위의 알바 관련 질문에서 몇 달 정도 쉬었을지도 모르는 마음에 저 대답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걸 누가 확인하고 검증할 것도 아닌데 굳이 애매한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은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