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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연 Nov 08. 2022

삶의 위대함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남에

창업에 실패하고, 2달이 지난 시점의 마지막 회고록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창업한 회사가 망했다>라는 글이 예상외로 큰 관심을 받으면서, 다음 글은 반드시 성공담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달간의 나의 내면적 성장에 대한 이야기와 마지막 회고록을 작성하기 위해 컴퓨터를 다시 열게 되었다.



사업에는 대의가 있어야 하는 거 같다.

지난 두 달간 나는 왜 실패했었는지 깊게 고민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의가 없어서 그랬던 거 같다.

창업가는 이게 맞는지, 틀린 지 고뇌에 자주 빠지곤 하는데 당연히 나도 그랬다.

그럴 때 나는 더 편한 길(도망가는 길)을 선택했다.

사업에 대의가 없었으니 피벗이라는 멋진 핑계를 두고 도망간 거다.


스타트업 대표는 돈을 잘 못 번다.

돈 벌라고 스타트업을 하면 안 되는데, 나는 돈만 벌라고 창업을 했다.

그래서 대표의 무게를 잘 모르고 너무 유아기적인 말과 행동을 했다.

남의 돈을 투자받고, 사람들을 고용하고,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게 하는 그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 자리인지 몰랐던 거다.

그 자리를 버티려면 돈이 아닌 ’ 내가 팀을 위해 희생해도 괜찮은 ‘ 대의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실패를 번복하고 싶지 않아서 대의를 찾았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돈을 무진장 많이 벌고 싶어서 창업을 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지켜보면서 '아 돈이 없으면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기치관을 잃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무진장 많이 버는 건 사업이 아니라 다른 방법(Ex. 투자, 취업 등)으로도 충분히 가능했다.

이건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사업을 해보면서 느낀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다.


나는 그럼에도 왜 계속 사업을 하고 싶을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을 드디어 찾았다.

나는 아마도 역사에 남을 사람이 되고 싶었나 보다. 내가 죽어서도 영원히 존속되는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욕망과 욕구가 굉장했던 모양이다.

기업을 통해 민족에 이바지하고 싶다.



2년 안에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사고 싶다.

한강에 아파트가 있다면, 어떠한 순간에도 나를 지켜줄 든든한 백이 생긴 느낌이 들 것 같다.

아무리 실패해도 내가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를 가지고 있는다고 하면, 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여 성공할 자신이 있다.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는 못해도 30억은 할 테니 2년 안에 수십억을 벌어야 한다.

무슨 17살이..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목표이지만 어떻게든 해내고 싶다.


나는 이 게임에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그래서 해낼 수 있을 것이고, 해내야만 한다.


글을 끝내며..


나의 개인 블로그에는 덤덤하게 써 내려갔던 펫푸치노의 이야기였지만, 펫푸치노가 사라지고, 상실감이 굉장히 컸다.


무엇보다 2022년 9월, 저희가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을 뻔했을 시점에 더 잘하지 못해 정말 아쉽다.

그 순간이 펫푸치노 대표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마지막 순간이었다고 한다면, 더 간절하고 절박했을 것 같다.


그때의 경험이 '또 기회가 오겠지. 다음에 더 잘하자'라는 마인드가 아니라, '이번이 나의 마지막 기회다. 정말 처절하고 포악스럽게 임하자'라는 생각을 만들어줬다.


실패한 게 자랑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실패라는 단어 뒤에 숨어있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의 실수를 번복하고 싶지 않아 계속 기억하고자, 이 회고록을 두 편에 걸쳐 작성하였다.


이 글의 다음 글은 꼭 성공담이었으면 좋겠다. 물론 내가 그렇게 만들 것이고.

글을 끝내면서 내가 정신적 회복에 도움이 되었던 만화의 한 장면을 소개하고 끝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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