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성연 May 25. 2023

깊고 밀도있던 몰입이 끝날 때

여름 냄새

여름 냄새

오늘 일 끝내고 집에 오는 길에 한숨을 크게 쉬었다.

초여름의 냄새가 났다. 슬금슬금 올라오는 여름 기운에 왠지 모르게 흥분되더라.

나의 의지에 상관없이 생기는 통상적인 변화에 ‘벌써 시간이…’ 이러면서 낙담하기보다는

‘이번 여름엔 무슨 재밌는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거 보니 나는 인생을 꽤 재밌게 살고 있는 듯하다.

다행히 서류까지는 합격했었다 ^^;;

작년 9월에 Fast Ventures의 START 프로그램 지원서를 쓰면서 삼 일 밤을 꼬박 새웠던 기억이 있다.

*START 프로그램의 FAST Ventures에서 진행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이름이다.

그 마지막 날 새벽 3시에 일을 끝내고, 사우나로 가는 길에 시원한 바람이 살랑거렸다.


가슴이 저릿하더라. 벌써 9월이다. ‘여름에 시작했는데… 참 많은 일이 있었지.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난 기분이구나’ 이 감정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직 짧고 경험이 부족한 삶이지만 이러한 내 삶에 있어서 최고의 경험은

깊고 밀도 있는 몰입이 끝난 뒤 꿈에서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이다.


꿈에서 깨어난 것 같은 기분. 근데 그 꿈의 내용의 모든 것이 현실화하여 있을 때. 참으로 행복하다.

내 의지에 상관없는 일상의 변화에 기분 좋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참 신기한 밤이다.


2023년 5월 3일

작가의 이전글 부에 대한 생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