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로
글쟁이에게는 2가지 루틴이 있는 것 같다. 물 한잔을 마셔도 글이 술술 써지는 경우가 있고, 무진장 센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킨다고 해도 글자의 ’ㄱ‘자 조차 생각이 안 날때가 있다. 확실한 건 지금 내 상태는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다. 어김없이 별다방에서 아메리카노를 들이키고 있지만, 이렇게 태블릿이랑 키보드 앞에서 글자란 놈이랑 씨름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도가 보이지 않고 있다.
브런치를 시작한지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아무리 해도 영양가 없는 글만 쓰고 있는 것 같아서 지우다 쓰다 지우다 쓰다를 반복하다가 이렇게 되버린 것 같다. 그래서 올해 마지막에는 그나마 좀 나은 글을 쓰고 마무리할까 해보려 하지만 ‘아… 올해도 이렇게 글도 못쓰고 끝나겠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
나도 글을 잘 써보고 싶다. 명색이 글쟁이라는 작자가 글을 못 쓴다는 건 참 못할 짓이다.
뭐라도 써야 한다.
뭐라도 올려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걸 받아들이기가 힘들어보이는 것 같다.
이게 내가 내린 지금 상태의 결론이다.
혹자는 ”사람들이 읽기 쉬운 글을 쓰기 이전에 읽고 싶어하는 글을 쓰는 것이 작가의 사명이다.“ 라고 한다. 백번 천번 맞는 말이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읽기 쉬운 글을 쓰는 것은 꽤 힘든 일이 될 것 같다. 그러나 포기는 하기 싫다. 글쓰기 자체는 재미있다고 느끼니까. 다만 남들과 비교하자면 좀 많이 어수룩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