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서는 따뜻하길
10월 30일이다.
누군가에게는 할로윈 전날이나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 날로 여겨질지도 모르나, 하지만 서울의 팬들에게만큼은 이 날은 가슴 한 켠이 매우 아린 날일 것이다. 과거 서울의 주전 수비수였던 김남춘 선수의 기일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망 원인은 현재까지도 알 수 없으나, 확실한 점은 수많은 서울 팬이 그의 소식을 듣고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30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이하 상암벌로 통칭)선수의 임시 분향소가 마련되었고, 31일 경기 당시에는 서포터즈 수호신과 장내 아나운서들 역시 가급적이면 큰 목소리를 자제하면서 응원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날 경기는 0:1로 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서울 팬이기 이전에 축구 자체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선수가 있었는지조차 잘 몰랐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자면 참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서울을 응원한다면서 그런 선수를 몰랐었다는 것을. 물론 지금 와서는 응원도 열심히 하고 가끔 추모도 간다.
한 편으로, 팬들이 그렇게 떠나간 선수를 슬퍼하고 추모하는 이유는 그만큼 수많은 팬들에게 뭔가 선물을 주고 떠났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보답조차 할수 없게 될 것이라는 괴로움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마 그것도 선수와 팀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게 스포츠를 응원하는 결정적인 이유인 것 같기도 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