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생의 오늘 Jun 02. 2023

선생님, 저흰 수드라예요.


오늘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들과 아침 운동을 했다.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남학생들 뒤로

낙오된 여학생들이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다.


난 그 사이에서

“얘들아, 달리지 않고 뭐 해? 어서 힘내자”고

손을 공중에 휘젓는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선생님, 저희는 여기서  수드라예요. ”


수드라는 인도 카스트제도의 천민 계급을 말한다.


“계층 이동해야지”라고 받아치니,

“불가능이에요 ”란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남자 애들 따라 열심히 시네요”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내리꽂는다.


“운동에 남녀가 어딨냐, 내 목표는 쟤들(운동 에이스 남학생들)이다 ”

나의 패기 넘치는 한 마디에 그걸 들은 녀석들이 엄지 척을 날려준다.


그리곤 팔 굽혀 펴기와 철봉 매달리기를 연이어하니

상체에 힘이 들어오면서 약간 자신감이 생겼다.


내친김에 쉬는 시간에는

우리 반 남학생과 팔씨름을 했다.


결과는 2승 1 무.


“와, 선생님 보기보다 힘세시네요.”

검은 눈동자들이 휘둥그레진다.


코카콜라보다 짜릿한

이 통쾌함이란.














매거진의 이전글 재미 하나 추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