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이 떠난 날은 4월 10일이었다. 올해 이맘때처럼 살갗을 아리게 하는 차가운 바람이 슬슬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의 날씨였다.
반려동물의 사후 수습은 이론적으로 많이 찾아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나에게 이런 일이 금방 닥치게 될 줄 몰랐다. 담요를 깔고, 배변패드를 깔고, 그 위에 얼음팩을 올리고 재롱을 눕혀줬다. 사후경직이 되기 전에 눈을 감겨주는 게 좋다고 해서 눈도 열심히 마사지해서 감겨줬다. 얼마간은 몸에 온기가 남아있었다. 그런데 재롱이 숨을 쉬지 않고, 미세한 움직임도 없다는 게 보면서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얼음팩 때문인지 재롱의 영혼이 빠져나간 몸은 차갑기만 했다. 재롱은 한여름에도 이불 속을 좋아하던 강아지였기에 그게 더욱 마음 아팠다. 마음같아선 이불이라도 따뜻하게 덮어주고 싶었다.
재롱의 몸을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얼음팩을 돌려가며 바꿔줬고, 얇은 담요 한 장을 덮어줬다.
미리 알아봤던 장례식장에 연락해서 이틀 뒤로 장례식 날짜를 잡았다.
이틀 간 재롱을 열심히 보고, 만지고, 얘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재롱의 몸이 남아있다는 게, 집에 돌아와 재롱을 볼 수 있다는 게 위안이 되었다.
재롱의 장례식 날짜가 됐다. 예쁜 꽃을 준비해 재롱을 데리고 향하는데, 이제는 이 포동포동한 뱃살을, 부드러운 털을, 말랑한 코를, 빳빳한 꼬리를, 꼬릿내나는 발바닥 냄새를 다시는 느낄 수 없다는 게 절망적이었다. 슬픔은 남은 사람의 몫이었다. 재롱은 훨훨 나비처럼 날아 행복하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는데도, 금방 도착해버렸다.
도착하니 장례지도사님이 맞아주셨고, 모든 절차는 한 담당 지도사님이 진행해주셨다.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우리처럼 나올 눈물도 없어 매마른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족들도, 펑펑 우는 가족들도 있었다.
우리 가족은 비치되어있는 간식을 먹고, 농담을 하다가도 울었다.
재롱이 마지막으로 누울 관도, 재롱의 몸이 쉴 유골함도, 장례 절차도 모든 걸 다 골라야 했다. 솔직히 힘들지 않은 순간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재롱을 위해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해야 하는 일들이었다.
재롱은 어려서부터 지붕 있는 집도 싫어했기에, 뚜껑 덮힌 관 말고 원래 재롱이 사용하던 집과 비슷한 요람으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