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씨네 Jan 05. 2022

<싱 스트리트> 나의 꿈을 되돌아 보며

*본 글은 영화 <싱 스트리트>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음악 영화란


    개인적으로 음악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음악을 소재로 하거나 주인공이 노래를 하는 영화뿐만 아니라, 대사 한줄한줄을 음악에 얹어 노래하는 뮤지컬 영화까지, 솔직히 영화에 노래가 나온다면 전부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것이 비단 나만의 개인적인 취향은 아닐 것이다. <라라랜드>와 같은 뮤지컬 영화나 <위플래시>, <비긴 어게인> 등의 음악영화의 성공은 음악영화의 매력이 보편성을 가짐을 증명한다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 음악은 연출과 촬영에 못지않게 정말 중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음악은 흥을 유발하거나 감성을 이끌어주기에 극의 전개를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해주는 이정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영화는 이런 음악을 통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거나 감정을 증폭시키는 등, 관객들을 의도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이런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음악을 영화 전반에 걸쳐 펼쳐놓은 음악영화의 경우엔 이러한 의도를 더더욱 활용할 수 있으리라. <싱 스트리트> 역시 이러한 음악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 주인공 코너와 그의 '미래파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들을 통해서 그들의 성장 스토리에 박차를 가하기도 하고, 주인공의 내면을 아름다운 노래로 전달하기도 한다. 

영화 <위플래시> / <비긴 어게인>



성장 영화

누구나 성장을 한다


    <싱 스트리트>는 위태로운 환경 속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이 밴드를 통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밴드를 통해 꿈을 찾아 나서는 주인공을 보면서 관객들은 어느샌가 그를 응원하게 된다. 이 영화를 다 보고 난다면, 코너와 라피나가 배를 타고 떠나는 장면을 보면서 그들의 앞날을 응원하며 무어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가슴 벅참을 느꼈으리라. 그러나 모두가 의견이 같을 순 없는 법. 본 영화를 보고 나서 별로라는 의견들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 영화의 결말이 '뻔하다'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코너와 밴드 멤버들  

어떤 시나리오를 쓸까 고민할 때마다 뻔한 이야기를 쓰는 것은 아닐까 두려울 때가 많다. 좋은 영화라 함은 결말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으며(반전의 묘미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을 잘 담은 영화라고 생각하며 뻔한 이야기에 대한 반감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결말의 예측가능성만이 좋은 영화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 따라선 그 결말로 나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튼튼했는지에 따라서 관객들은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싱 스트리트>를 보면서 과정에 집중하여 가슴 벅참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성장하고, 성장했고, 성장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성장한 사람에겐 추억을, 성장 중인 사람에겐 응원을 주고 성장하길 원하는 사람에겐 용기를 주는 것이 이런 영화가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 아닐까. 성장 영화는 성장하는 인물을 담아냄에 있어 비극을 보여주지 않는다.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에게 주인공에 몰입하여 그 인물의 꿈을 함께 좇는 경험을 선사하며, 자신의 꿈을 생각하며 가슴 두근거리는 순간을 선사한다. 결과보단 과정의 영화인 셈이다. 



꿈과 희망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엄마에겐 저게 전부인 거야."

그토록 원하는 스페인 여행조차 가질 못해 현관 앞에 앉아 햇살을 맞으며 담배를 물고 잡지를 보는 것으로 위안을 얻는 엄마를 보며, 코너에게 그의 형 브랜든이 말한다. 이렇게 말하는 브랜든 역시 꿈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문턱 앞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래서 한량처럼 집에 콕 박혀 있지만, 언제나 코너가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고민 상담소의 역할을 자처한다. 그리곤 마지막까지 그는 꿈을 위해 떠나는 동생을 보내며 웃음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환호한다. 

    <싱 스트리트>는 꿈을 가진 자들을 비춰준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코너뿐만 아니라 방황하는 라피나도, 꿈을 접은 브랜든과 그의 엄마까지. 꿈을 가지고 있었던 마음을 가진 사람 모두를 보여주며 응원하고 위로한다.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그들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코너의 꿈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 코너를 응원하다 보면 어느새 이 영화가 나에게 주는 응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꿈은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이기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