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싹한 이야기
으스스한 도시 괴담의 레인맨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향수! 그런데 실제로는 연쇄 살인 희생자들 모두 그 향수를 지니고 있었다? 영화 예고편처럼 흥미로운 도입부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뒷 내용이 흐지부지한 것 또한 영화와 비슷하다는 게 단점이지만.
가벼운 일드 한 편 본 기분이다. 큰 긴장감이나 에피소드 없이 소소한 흐름을 따라가듯 읽었다. 추리나 미스터리를 좋아하지만 추측이나 스릴을 즐기기보다는 작가가 무슨 결말을 썼을까 궁금해서 끝까지 붙잡고 있는 편이다. 나오는 인물 모두를 의심의 눈초리로 콕콕 찔러보다가 범인이 밝혀지고 나서는 '역시, 이런 부분이 의심스러웠다니까.'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것 말이다. 개연성이 어떻고 트릭이 어떻고, 이런 기술적인 부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낮은 허들의 입맛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소설이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일본 소설이라는 특징이 있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이다.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데 특히 일본 이름을 못 외운다. 주인공 이름조차 헷갈려서 줄거리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뛰어난 전개나 경악할 반전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을 100퍼센트 맛보기가 힘들다.
위와 같은 내 단점은 차치하고라도, 솔직히 감탄할만한 반전의 결말은 아니었다. '역사상 최고'와 같은 거창한 수식어로 반전 결말을 광고해서 기대치가 높아진 이유도 있겠다. 다른 이유를 설명해보자면 책 깨나 읽은 사람은 학창 시절, '이런 결말을 생각해내다니, 나.. 글에 재능이 있을지도?' 라며 한 번쯤 상상해봤을 만한 끝맺음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