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새벽버스를 탔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널널하게 빈 자리에서 잠을 청할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는 만차였습니다. 승객들은 서로 아는 사이인 듯, 추석 연휴 어떻게 보냈는지 안부를 묻습니다. 지정석도 있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에게 쌩뚱맞은 불청객이었습니다. 죄송스럽게도 그분들의 이야기를 조금 엿들으니, 큰 건물에서 청소하시는 분, 경비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두 분의 일상을 듣고있으니 새삼 33살을 앞두고 있는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침에 출근하기 싫어 발버둥치며 몸을 일으키는 나,
일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나,
감사함으로 하루를 살아내자고 말하면서 늘 힘듦을 느낄때면 쉼없이 한숨을 내뱉는 나,
이러한 저의 모습이 마치 그분들 앞에서 주름을 잡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찰나 버스에는 하차벨이 울려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