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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보맘 찐약사 Dec 19. 2021

초보맘 찐약사의 모유수유 성공기

프롤로그 / 글을 시작하며

'모유수유'라는 단어는 출산하기 전까지도 내 인생사전에는 없던 단어였다. 그런 내가 오늘부터 모유수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모유수유 도전기'가 될 것 같다.


생후 13일째 우리 쭈니, 조리원 모자동실 시간에


임신을 계획하고 정말 감사하게도 바로 우리에게 쭈니가 찾아왔다. 임신을 하기 전까지 많은 준비를 하지는 못했었지만 '그래도 임신 기간 열달이 있으니까 차근차근 준비해보자'라고 출산 준비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하고 여유를 가졌었다. 


열달은 정말 쏜살 같았다. 임신을 하고도 다섯달 정도는 일하던 약국에서 계속 근무를 했었고, '육아는 아이템빨'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국민 육아템들을 찾아 캐럿마켓, 맘카페, 지인 등 여기저기 발품팔기에 바빴던것 같다. 사실 출산 준비물을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기도, 벅차기도 했고, 이런 내 모습이 스스로 신기하기도 했다. 그래서 출산 준비물을 준비하는 것에 더더욱 집착 했었던듯하다. (임신 기간동안 설레고 벅찬마음, 출산을 경험한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출산 준비물 준비에는 새벽까지 눈에 불을켜고 열정을 쏟았건만 정작 중요한 기저귀 가는 방법, 목욕시키는 법, 아기 안는법, 모유수유 방법 등 아기가 집에 오면 직접 맞닥들이는 것들을 알아보고 공부해 볼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출산 전까지 자연분만 잘하는 법, 출산 시 호흡법 같은 것들만 열심히 찾아보다가 우리 쭈니를 만나게 되었다.

 





아기를 키우다보면 자연스레 알게된다. 우리 아기들의 인생은 현재, 잘먹고 잘싸고 잘자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고 이것만 충분히 만족이 된다면 아기도 행복하고 덩달아 부모도 행복하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 세가지는 어른에게는 정말 쉬운일이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숨쉬는 일과 같을 수 있다. 그만큼 평범하고 지나가면 잊혀질 일이지만, 아기에게는 다르다. 이 일들은 아기들의 하루 일과이며, 아기 스스로 해 낼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24시간 붙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 주어야 한다. 아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매 순간마다 부모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그 중 '잘먹기'를 위해서 부모가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출산을 하고나서야 깨달았다.


아기들은 태어나면 모유 혹은 분유를 먹게된다. 이 사실은 출산 전에도 알고 있었다. 물론 출산 전, 모유수유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즈음 나의 머릿 속에 모유수유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젖을 물렸을 때 천사같은 아기가 '앙'하고 젖을 문 뒤, 쪽쪽 모유를 잘 받아 먹는 모습과 그런 아기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지켜보는 엄마의 모습을 막연하게 떠올리곤 했었다.


왜 그땐 아무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모유수유의 세계가 이렇게 깊고 험난하다는 것을...






조리원 퇴소 후 쭈니가 집에 오고 나서부터 전쟁과 같았던 수유를 하루하루 하게 되었고, 이렇게 하루 이틀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에게는 모유수유와 관련된 여러 지식들이 쌓이게 되었다. 덩달아 주변에 있는 다른 초보맘들에게서 여러 질문들도 받게 되었다. 그때마다 나는 가능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답변을 해주었다. 그 시기에 이런 내용들이 얼마나 궁금하며, 한 줄의 답변, 한 줄의 정보가 얼마나 고마운지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쭈니가 13개월이 됐을 무렵, 단유를 했다. 물론 WHO(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완모의 기준인 24개월에는 턱없이 부족한 기간이지만, 13개월도 길다면 긴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간동안 수유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 혹은 모유수유를 할 때 꿀팁, 주의할 점 등을 예비엄마들, 그리고 현재 모유수유 중인 엄마들과 공유를 하고 싶었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을 친구처럼 혹은 친언니처럼 누군가가 옆에서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모유수유가 힘들 때 마다 수십번 생각 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모유수유를 하면서 겪었던 고충들이나, 자연스럽게 알게된 노하우 등을 기록하고 또 공유해보고자 한다. 이 기록들은 초보맘인 어렸던 내가 우리 쭈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다시 기억하는 소중한 기록이 될 수도 있고, 몇 년뒤에 둘째가 생긴다면 모든 걸 다시 새로 시작해야하는 나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한다.


 




나는 모유수유 전문가는 아니다.

한때 '이렇게 모유수유를 힘들게 할게 아니라 전문가 자격증을 따보자'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국제 모유수유 전문가 라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이 전문가의 자격 요건에는 약사가 포함되지 않더라. 의사나 간호사만 해당이 되는데, 왜일까? 이유가 뭘까? 약사도 보건 의료인인데 말이다.


하지만 노하우와 경험치는 모유수유 전문가 못지 않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백문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듯이 그 동안 전문가 못지 않은 경험과 정보를 직접 몸으로 습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사로서의 지식도 더해보고 싶다. 수유시 복용에 주의해야 할 약물들이나 수유시 복용하면 좋은 영양소 등의 정보들도 공유해보고 싶다.


우연한 기회로 시작하게 된 브런치에 나의 이야기를 해보려고한다. 내 이야기와 내 아들의 이야기, 그리고 모유수유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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