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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우 Oct 21. 2022

대체로 산만한 사람의 글쓰기

얼마전에 남편이 앞으로 4개월 동안 유튜브 프리미엄을 사용할 수 있다며 패드나 컴퓨터로, 그러니까 자신의 아이디로 로그인이 되어 있는 기기에서는 유튜브를 광고 없이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는데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내 핸드폰에서 유튜브를 보는 일이 매우 번거롭다. 광고 건너뛰기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몇 초에서 십 몇초간을 견디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부작용을 그나마 찾아보자면 광고 시간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이거저거 마구 눌러서 보게 된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산만한데 더 산만해지고 있다.



이것은 자본의 맛인가? 사실 돈이 좋구나 라는 주제로 글을 써야지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좀체 진득하게 뭔가를 하지 못하는 이 가벼움에 대해 쓰는 것이 더 알맞다. 우리집에는 티비가 없고, 지금이야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를 자주 이용하지만 그 전에는 다운로드를 받아서 예능이나 드라마를 보곤 했다. 그렇게 산 세월이 십 년이 넘었다. 결혼할 때 텔레비전을 사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니 나는 친정에 가거나 여행을 가서 숙박업소에 묵을 때 리모컨을 들고 고민을 좀 한다. 전원과 셋톱전원까지는 누르는데 거기서 작동이 안되면 나는 몰라요..



또 말이 샜다. 아무튼 어색한 것은 리모컨 작동법만이 아닌 것이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가 하나나 두 개까지 들어간다는 걸 안 지가 얼마 안 되었다. 아주 예전에 우리나라 드라마도 중간 광고를 넣니 마니 해서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역시 제작비의 압박은 무서운지라 광고를 넣게 되었나보다. 어휴, 광고는 가끔씩 봐야 재밌지 게다가 티비에서 하는 건 건너뛰기도 안 되어서 진득하게 기다리는 게 힘든 사람은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나같은 사람이 하도 많아서 유튜브 프리미엄이 생긴 거겠지?



도서관에 가서 주말에 가볍게 읽을 소설책이랑 사건별로 다루어 읽기 편한 세계사 책 번듯하게 빌려와놓고, 빌리는 자체로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 같고 지적인 내가 되는 것 같고 반드시 읽겠다고 해 놓고, 집에 와서는 글 부터 써야지 해 놓고, 유튜브 열어서 아까 밖에 어떤 가게에서 흘러 나왔던 아이돌의 노래가 생각나 유튜브로 찾아보다가 이렇게 오늘도 글을 한편 뚝딱 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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