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금성 May 19. 2022

지역경제를 망치는 지역화폐

지역화폐의 본질

지역화폐란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화폐로, 사용처와 사용지역이 제한되어있다. 이러한 지역화폐는 소비의 역외 유출을 차단해 낙후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여러 지자체에 도입되어 운영중이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간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지역화폐와 현금 사이에서 논쟁이 일었으며, 이미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역화폐에 대한 경제성 논란이 제기되었었다. 


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된 지역화폐가 지역경제를 망친다는 걸까? 이는 지역화폐의 성공사례를 보면 답이 나와있다.

지역화폐는 화천군의 성공적 도입으로 인하여 각광받게 되었다. 지역축제 시 입장료의 일부를 지역화폐로 페이백하여 지역내 소비를 유도하여 많은 부가가치 효과를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화폐로 인해 대형마트에서 소상공인으로 매출 이전 효과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외부지역에서 발생하는 소비가 감소되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약 4천억원에 가까운 생산유발효과를 가져와 성과를 인정받는 듯 했다.


그러나 조세재정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역화폐에 대한 부작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먼저 인접지역화폐 발생 유도로 특정지역 내 소비유도효과를 상쇄한다. 이렇게 모든 도시들이 경쟁적으로 발행하면 이에 따른 화폐발행비용., 보조금, 관리비용 증가로 시중손실 또한 증가하게 된다. 특히 할인율에 따른 차액을 노리고 현금깡이 성행하게 되어 단속에 대한 행정력과 예산낭비, 도덕적해이가 발생하게 된다.


지역화폐 장점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탁월하다고 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현금과 대체효과가 발생해 발행에 따른 비용만 누적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에서만 사용 가능한 온누리 상품권도 지속적으로 발행되고 있어 효과가 중복되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오히려 이들 화폐의 발생으로 화폐유통속도가 느려져 통화정책의 실효성이 감소되고 화폐수요의 증가로 디플레이션이 가속화 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대형유통센터의 매대는 90%이상이 중소상인과 자영업자, 농업법인으로 이루어져 있어 오히려 이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즉, 소상공인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선택도 제한하여 이들 모두의 후생이 감소하는 효과까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지역화폐가 도입된지 몇 년이 지났지만 성과보다 부작용이 뚜렷하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를 도입해야 한다면 무분별한 화폐발행이 아닌, 특정시점, 특정지역에 한정하여 화폐발행을 보조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일본의 사례처럼 특정 공헌을 한 사람에게 인센티브 형식으로 지급되거나, 친환경 소비에만 사용이 허용되는 등 목적에 맞게 제한해야 지역화폐로써의 본질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은행 근무 시절, 지역 공무원들은 지역화폐 매출액 늘리기에만 급급했다. 물론 그들에게는 매출액이 실적이자 성과일 것이다. 그러나 지역화폐의 본질을 알고 나면 절대로 매출액을 기준으로 일 잘한다고 떠들고 다니기 힘들 것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앞으로도 지역화폐는 유력정치인들에 의해 더 많이 발행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본질 보다 숫자나 프레임에 집착하는 정책에 지역경제는 빚잔치만 열고 있는 현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현금성 지원은 사막화의 지름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