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30대 후반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
브런치에 거의 1년 넘게 글을 쓰지 못했다.
핑계를 되자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것. 이리저래 핑계되서 모아보면 "많은 일" 이 되지만 이렇게 1년 넘게 글을 쓰지 못했던건 나를 알기 위해, 이 삶에 적응하기 위해 나름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나는 평범한 집안에 평범한 삶을 살았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취업을 하고, 다들 그렇게 사니까 나도 그렇게 살았지 단 한번도 내 스스로에게 내가 정말 하고 싶은건 무엇이니? 내가 좋아하는건 무엇이니? 라는 질문이었다.
내 인생에 처음으로 나의 마음을 울리는, 떨리게 만드는 그런일들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지금의 남편과 사랑에 빠진 일이었다.
삼남매 집안에서 둘째였던 나는 연년생인 언니가 사춘기였을 때 엄마에게 소리지르고 반항하는걸 많이 보아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해서 나름 얌전하고 고분고분하게 학창시절을 보냈고, 고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아빠가 지원한 대학으로 진학을 했으며 관심도 없던 공부를 열심히 해보아도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여러가지 경험을 해보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호주로 가게 되어 영어도 배워왔으며 내 현재 남편도 만나서 돌아왔다.
단 한번도 내 마음이 힘든적이 없었는데 이 사람 아니면 죽을 것 같았다. 프랑스 남자였던 그는 프랑스로 다시 그가 프랑스로 돌아가고 그렇게 울었는데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해 볼때 까지 해보자고.
그렇게 연애는 나의 22살에 시작되었고, 24살에 그가 나에게 약혼반지를 줬고, 29살이 되었을 때 언니가 결혼을 한 후 인제는 내 차례였는데, 보아하니 프랑스놈을 놓지 않을 나의 폼새를 보고 어쩔 수 없이 부모님께서 결혼을 허락해 주었다.
처음 나의 프랑스 생활은 금전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았다. 참 신기한게 다들 내가 다시 여기서 시작하려고 하니 프랑스 사람들은 하나같이 내가 좋아하는것은 무엇이냐,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봤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해서 답을 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을 거쳤다.
좋아하는걸로는 업으로 삼지 않았고, 심장이 터질것 처럼 좋아해본건 남편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좋아한다 해서 가이드를 하고 싶지 않았고, 컴퓨터 전공을 했다고 해서 개발자가 되긴 죽어도 싫었기 때문이다.
결국엔 한국계 은행에 사무직으로 들어갔는데 이 때는 단순히 월급을 받고, 어디에 소속이 되어있으며, 잔잔하게 취미생활을 하는것에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은행에서 일한 행운으로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고, 4년정도 일하고 관둔 뒤 다시 프랑스계 은행으로 취업을 했다. 내 인생은 안정이 됬네 할 때쯤 운이 좋게 두 은행에서 현재 직업에 영향을 준 여러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때 은행에서 만난 회계사 한 분에게 회계를 배웠고 나는 그 공부가 너무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더 깊이 체계적으로 공부해보고 일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 여기서 나름 괜찮은 회계대학원에 경력을 인정 받아서 합격하였고, 누구보다도 이 일을 그 회계사 분이 좋아해주셨다.
회계사는 나이는 있었지만 회계를 사랑하고 열정적인 사람이었고, 내가 회계가 일취월장으로 빠르게 배우니 더욱더 욕심이 생기셨는지 집으로까지 불러서 돈도 안받고 가르쳐줬고 현재는 퇴직하시고 본인이 맡고 있던 클라이언트도 몇명 소개를 해주셨다.
회계사라는 길은 굉장히 바쁘고, 물론 그것에 만족하는 페이를 해주겠지만, 내 가족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파 일을 관둔 나에게 현실과 맞지 않아서, 1인 회사를 세우고 회계/세무 컨설턴트로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돈을 버는데 만족을 하고 있다.
나는 일을 한다는 건, 회사를 다니는 것으로만 생각을 했다.
내 주위에 모든 사람은 취업을 했고, 사업을 하는 사람은 만나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도 공무원이셨고, 어머니도 은행원이셔서 사업이라는걸 한다는 건 너무 무서운일로 인식을 하고 계신다. (그래서 여전히 나의 일을 이해하지지를 못한다...)
그래서 회사를 관두는 일은 내 인생에서 큰 종말과 비슷했고, 일이 끊긴적은 없지만 괜한 불안감에 그리고 비는 시간에는 뭐를 해야하는지, 아무것도 안하면 큰일 날것 처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생활에 완벽히 적응해 버렸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해도 나는 같은 인생을 살 것 같다.
나의 10대는 한국도 벗어난적도 없고 심지어는 서울에서도 내가 사는 지역에서도 나가 본 적이 없는 그런 사람이다.
홍대라는 곳은 20대 후반에야 처음 가봤고, 서울 토박이지만 현재도 대학로, 북촌 같은 곳은 가 본적도 없다.
그러는 나에게 좋아하는 것이 뭐냐고,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나올리가 없었던 것이다. 정말로 제대로 해본 것도 없는 나에게 유일하게 나를 알게 도와준건 경험 밖에 없다.
30대 후반이 나는 현재 이렇게 살고 있다. 굉장히 만족한 삶을 살고 있다. 왜냐면 미래가 불안하지만 불안해 하지 말야하는건 현재에 굉장히 충실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고, 이 작은 세상에서 나는 또 내가 다른것이 하게 되면 그 때는 또 무언가를 하고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