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13' [.]손님

대리 만족

by DHeath


새벽을 달려와 잠이 부족할 줄 알았던 H는 술이 자꾸 부족하다고 했다. 하루를 혼자 떠돌다가, 밤에 다시 만나서 그런가. 오마카세 코스 메뉴 하나당 맥주 한 잔씩. 연신 감탄하며 잔을 비우는 H의 만족스러운 표정이 웃기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클리셰처럼 사놓은 두루마리 휴지와 보드카. 체코를 떠올리며 머리통만 하다고 우기는 맥주잔에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면서, 무어라 떠들고 웃어대다가 H는 먼저 잠이 들었다. 꼴에 탱크 포탄병 출신이라고, 탱크 엔진음을 내며 잠들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이상한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