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남은 6일, 연말의 기분처럼 얼마 남지 않은 재생 시간, 페이지의 두께감 앞에서 머뭇거리는 이유가 있다. 끝이 궁금하지만 미뤄두고 싶은 마음.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는 연속극의 끝은 더 크다. 시즌이 지나며 커가는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자연스러웠는데, 이제는 못 본다고 생각하니 정든 물건 하나 잃어버린 것처럼 허전하다. 잘 자라 대학교에서 한참을 웃겨줄 거란 걸 알면서도, 큰 애와 작은 애는 다르다고 생각하면서도, 사실 걔가 걘가 싶으면서도. 후속작인 조지와 맨디의 서사에서 한 번씩 나타나주길 바라면서 셸든 식구들과는 작별을 한다. 늘 그래 왔듯 씩씩하게 여정을 이어나가겠지. 심슨 팬들은 심슨이 끝나면 어떡하려나! 이래서 드라마를 잘 안 찾아보게 된 것 같은데ㆍㆍㆍ한동안 못 헤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싫으면서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