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주관과 객관
빗소리가 그리워서 비를 찾았다
미친 것처럼 내리는 빗발에 많은 것들이 상실됐다
이제는 제발 그쳤으면 했더니 비가 그쳤다
전후로 나뉠 정도로, 뜨겁다 못해 따가운 더위가 다시
초복의 더위도 모르는 꽃은 하늘로 향하고 있었다
초록은 복잡한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다
꽃 틔우는 것도 잊고, 영영 닿지 못한다는 사실도 잊고
하루 종일 그 장면이 아른거렸다
이별해야 하는 것들도 자꾸 떠올랐다
하루를 온전히 버티다가 손등이 까매진 나는
방에서 밤을 썼다
몇 번 마주친 적도 없는 여명이 무서워 눈을 질끈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