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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기도토리 May 03. 2024

ep 39. 초코 딸기 케이크


생일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다.

예전 같았으면 자기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드는 사람이 있다니! 하고 신기해했을 텐데,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되었다. 예상 외로 신기하거나 어색하지 않았다.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내 생일 케이크를 구상하고 있었다.


사실 구상이랄 것도 없었다. 케이크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생일마다 사 먹었던 초코 딸기 케이크로.



초코 딸기 케이크

* 코코아 제누와즈

코코아파우더를 넣어 코코아 제누와즈를 만든다. 달걀 온도를 38도 정도로 맞춘 뒤 핸드믹서로 휘핑하기 시작한다. 코코아가루 양이 많다면 버터+두유(혹은 우유)에 미리 섞어 두어도 좋다.

구운 시트는 완전히 식힌 뒤 1.5센티로 세 장 잘라 준비한다.


* 두 가지 크림과 딸기

인서트용 연유 샹티 크림을 만든다. 생크림에 연유와 비닐라빈 페이스트를 넣어 잘 섞고 휘핑해 준비한다.

아이싱용 초콜릿 크림을 만든다. 다크 초콜릿 가나슈를 생크림에 섞어 휘핑한다. 진한 초콜릿 맛을 위해 까라이브 초콜릿을 사용한다.

딸기는 깨끗하게 씻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해 반으로 자른다. 윗면에 장식할 딸기는 미리 골라 둔다.


* 딸기와 블루베리 장식

원형 깍지로 윗면 군데군데에 크림을 짜고, 반 자른 딸기와 자르지 않은 딸기를 빙 두른다. 사이사이에 블루베리를 얹으면 케이크 완성.




보송보송한 코코아 맛 시트에 쫀쫀한 연유 크림과 새콤달콤한 딸기를 샌드하고, 진한 다크 초콜릿 크림으로 마무리한 초코 딸기 케이크.


연유 크림과 초콜릿 크림. 두 가지 맛이 균형을 잡아 주고, 신선한 딸기의 상큼함이 톡톡 터지는 케이크. 초콜릿과 딸기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조합인 것 같다.


코코아 제누와즈는 보송보송한 식감과 은은한 코코아 향이 좋다. 어떤 요리든 그렇겠지만, 좋은 재료를 쓰면 더 맛있어지는 것 같다. 제누와즈도 그랬다. 돈은 좀 더 들었지만 발로나 코코아 파우더를 썼더니 풍미가 일품이다.


생일 케이크니까 장식은 화려하게 꾸며 보았다. 미리 골라 둔 예쁘고 통통한 딸기들이 케이크를 더 귀엽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마침 냉장고에 블루베리가 있어서 함께 얹어 보았다.


소심한 장식만 하다가 화려하게 꾸미려니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라 즐거웠다. 케이크 만드는 게 즐거워서, 다른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케이크 만들기에 푹 빠졌다.




생일날 저녁, 엄마와 언니와 둘러 앉아 홈 파티를 했다.

파스타와 스테이크와 샐러드를 나누어 먹고, 드디어 대망의 생일 케이크를 꺼냈다. 초를 꽂고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엄마의 생일날에는 케이크를 엉성하게 잘랐었지만 이번엔 반듯하게 잘 잘랐다. 두 조각을 잘라 셋이 나누어 먹었다. 여전히 불룩불룩하고 어설프지만, 케이크가 생일을 의미 있게 만들어 줘서 고마웠다.


다음엔 무슨 케이크를 만들까?


언니가 그려준 초코 딸기 케이크


_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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