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무동] 백리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점심 중식 맛집
오늘은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던 두 음식점에 대해서 글을 쓰고자 한다. 먼저 방문한 곳은 이시아폴리스라고도 불리는 대구 팔공산 가는 길에 위치한 봉무동이라는 동네의 백리향이라는 중식당이다. 점심시간 메뉴를 고심하다 블랙데이라고 발렌타인데이 또는 화이트데이 때 이성으로부터 아무것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짜장면을 먹는 날이라는 것을 들었다. 상술로 지정된 날인만큼 사실 필자는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직장동료들과의 식사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합석하였다. 각자 식사 하나씩 그리고 테이블별로 찹쌀탕수육을 하나 주문하였다. 필자는 앞서 언급했다싶이 블랙데이에 전혀 감흥이 없고 짜장면을 싫어하는지라 중화비빔밥을 주문하였다.
식당은 복합상가건물안에 새로 생긴 식당이었다. 예전에 무슨 식당이었는지 모를 정도로 깔끔한 실내인테리어를 자랑했다. 주방이 있고 그 앞에 카운터 그리고 벽면 소파를 활용한 테이블과 맞은편에도 테이블이 3-4개 정도 있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중식당 특성상 빠른 식사속도를 고려하여 10개 정도의 테이블로 회전율을 높이는 영업방식을 택한 것 같았다.
식당의 모토는 정통중화요리였다. 백리향이라는 '꽃이 피어 그 향기가 백리까지 퍼져나간다.'라는 뜻이었고 여기서 말하는 꽃은 아마도 이 식당에서 직접 만든 음식이지 않을까 싶다. 즉 요리에 꽤나 신경을 쓴 듯 하였고 가격은 여느 중식당과 비교하였을때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한 편이어서 부담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중화비빔밥 7,000원다양한 메뉴 중에 중화비빔밥이 눈에 들어와 바로 주문하였다. 국물과 함께 음식은 금방 나왔다. 짬뽕 국물이 아니어서 내심 아쉬웠는데 중화비빔밥 고명의 시뻘건 자태를 보니 맑은 국물도 괜찮다 생각이 들었다. 계란국에 가까운 맛이었고 들어가있는 건더기는 송송 썬 파 밖에 없어 군더덕이 없이 깔끔했다. 중화비빔밥은 처음부터 밥과 건더기를 모조리 잘 비벼 먹는 것 보다는 건더기 많이 밥 조금 씩으로 강한 맛으로 먹는 걸 선호하는 편이어서 그렇게 맛보았다. 확실히 불향이 살아 있었고 매콤하면서도 달고 짠 맛이 아주 자극적이었다. 꽉찬 맛이어서 먹게 된다면 실망하지는 않는 맛이었다.
다만 밥이 아주 고슬고슬했다. 밥알을 입에 넣자마자 '아! 이 집 볶음밥 맛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올랐다. 수분기가 날아가 있는 상태였지만 쉰내 없이 깨끗하게 잘 된 밥이어서 일부러 밥류가 질척해지지 않게 하기 위한 주인장의 비법 같았다. 수분기 어느정도 있는 중화비빔밥의 고명과 고슬한 밥을 야무지게 비비니 적절하게 잘 섞여서 괜찮았다. 오히려 밥에 수분기가 많았으면 입안에서 질척거려 매운맛이 불쾌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해삼과 새우 등 해물이 꽤나 들어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났고 뜨거운 매운맛을 상당히 잡아주었지만 그래도 먹다보니 맵긴했다. 무난하게 점심 한끼로 먹기에 부족함 없이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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