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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욕망하는 인간의 근원

‘예쁘고 싶은 마음’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by 가온담


나는 종종 생각한다.
‘예쁘고 싶다’는 마음은 왜 생기는 걸까.


누구에게나 그 마음은 있다.
단지 정도와 표현 방식만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화장대 앞에서,
누군가는 옷장 앞에서,
또 누군가는 말투와 표정, 태도 속에서 그 마음을 드러낸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건 생존을 위한 감각에 가깝다.
어릴 적엔 사랑받고 싶어서 꾸미고,
성인이 되어서는 인정받고 싶어서 다듬는다.
결국 그것은 “나는 존재하고 있다”는 신호를 세상에 보내는 행위다.


문제는 그 신호가 점점 ‘경쟁의 언어’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처음엔 스스로를 표현하기 위한 마음이었는데,
어느새 타인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점수가 되어버린다.
예쁘다는 말이 ‘존재의 확인’이 아니라 ‘서열의 표시’로 바뀌는 순간,
욕망은 고통으로 바뀐다.


그래서 가끔은 이런 질문을 한다.
“나는 진짜 나를 꾸미고 있는 걸까,
아니면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기준 속의 나를 재현하고 있는 걸까?”


이유야 어찌 됐든,
아름다움은 인간이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욕망이다.
다만 방향을 바꾸는 건 가능하다.
타인의 시선을 좇는 대신,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


그건 단순히 ‘자기만족’이 아니라,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확인의 기술이다.





연재 시리즈 〈아름다움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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