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대신 관찰로, 판단 대신 감탄으로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는 참 자주, 너무도 자연스럽게 비교하며 산다.
길을 걷다가, 휴대폰 화면을 넘기다가, 거울을 보다가.
“괜찮네.”라고 생각한 바로 다음 순간,
“나는 왜 저렇게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따라붙는다.
거의 반사 신경에 가깝다.
비교는 무의식적으로 눌러버리는 자동 버튼 같다.
손가락이 먼저 움직인다.
머리는 이미 피곤한데, 손끝은 멈출 줄을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시 눈을 돌린다.
진짜로 ‘눈을 돌린다.’
거울이나 화면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러면 조금 이상한 일이 생긴다.
눈에 들어오는 게 달라진다.
어제까진 못 봤던 곳에 새로 생긴 작은 꽃집,
골목 모퉁이에 갑자기 나타난 커피 향,
길가에 없던 휴지통 하나가 자리 잡은 것,
그런 사소한 것들이 괜히 반갑게 느껴진다.
빛이 닿는 나뭇잎의 결,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 하나까지도 다르게 보인다.
그 순간 깨닫는다.
아름다움이 꼭 ‘내 안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는 걸.
세상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나를 대신 빛내주고 있었다.
예전엔 예쁜 걸 보면 무의식적으로 ‘비교’부터 했다.
지금은 가능하면 ‘관찰’하려고 한다.
비교는 순위를 매기지만,
관찰은 숨 쉴 틈을 만든다.
그 여백 속에서 나는 조금은 자유로워진다.
물론 아직도 가끔은 질투가 올라온다.
누군가의 잘 관리된 바디라인,
자연스러운데 세련된 웃음,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드러내는 그 여유.
그걸 볼 때면 마음이 살짝 찌릿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걸 ‘예쁘다’ 하고 감탄하는 순간
그 찌릿함이 금세 풀린다.
감탄은 질투의 무게를 덜어내는
묘한 기술 같다.
아름다움에 감탄할 줄 아는 마음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리라 믿어본다.
남의 예쁨을 볼 때
질투 대신 ‘감탄’이 먼저 나오는 날이면,
그날 하루는 훨씬 편안하다.
균형 잡힌 시선이라는 건,
완벽하게 중심을 세우는 게 아니라,
기울었다 싶으면 살짝 되돌리는 감각에 가깝다.
그건 연습이 필요하다.
비교가 자동이면, 관찰도 습관이 될 수 있다.
그 차이를 아는 순간,
아름다움은 더 이상 피로가 아니라 쉼이 된다.
다음 글 〈4편 – 보여줄 곳 없는 아름다움, 무대 밖의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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