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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들파파 Mar 20. 2022

업무로서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

아이디어-기업 찾기-사업내용 확인-매출/이익 짐작-주가 예상-투자

  2010년이었다. 리먼 브라더스발(리먼 브라더스 : 2008년 9월 파산한 미국 투자은행) 금융위기는 지나가고 있었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경제규모 2위 국가가 되었다. 중국인들의 식품소비 트렌드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국 국민들은 일을 하느라 바빠졌다. 끼니는 챙겨 먹어야 하는데 준비하고 차리는 시간이 부족하다. 또 그 전보다 조금 빨리 먹어야 한다. 시장경제를 받아들인 후에, 다양한 산업이 생기고, GDP(국내총생산)가 급성장하는 국가라면 다 겪어야 하는 일이다. 미국도 그랬고, 한국도 그랬었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음식은 아니지만 미국도 통조림 소비량이 상당했고, 한국도 참치캔을 비롯한 통조림 소비량이 상당했다. 중국도 통조림 소비량이 늘어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중국인들이 참치캔을 사 먹기 시작한다면, 참치캔 회사가 돈을 엄청 벌겠구나가 투자 아이디어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연간 참치캔이 약 2억 개 정도 팔렸다. 중국의 인구는 한국의 약 28배 규모이다.


  바다에서 참치를 잡아다가 참치캔을 만들어 파는 회사는 어디인가. 동원그룹 계열의 동원산업과 동원에프엔비(F&B : Food & Beverage)이다. 주식시장에서 찾아보니 상장(일정한 조건을 갖춰 거래소에 등록)이 되어 있어서 투자가 가능하다.


  그러면 투자 아이디어가 현실화된다고 쳐보자. D그룹의 저 두 회사가 과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지, 둘 중에 누가 더 돈을 많이 벌지 예측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돈을 번다면 얼마를 벌지, 그래서 주식 가격은 얼마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도 짐작해봐야 한다.


  우선 회사가 하는 사업이 참치를 잡아서 가공을 해서 참치캔을 만들어서 국내외에 팔고 있는 회사가 맞는지를 확인한다.(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들 중에는 공시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으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회사도 적지 않다)


  그리고 중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중국인들이 점차적으로 참치캔을 자주 사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검증한다.


  중국인들의 참치캔 수요가 늘어났을 때 두 회사가 늘어난 수요만큼 참치를 잡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잡은 참치로 참치캔을 충분히 만들 여력이 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면 투자할 돈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그동안 국내 사업을 잘 해왔는지도, 사업을 해오면서 자금 쪽으로 문제을 일으킨 적이 없는가도 확인해야 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분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읽어보자)


  동원산업과 동원에프엔비 중에 어느 기업이 더 나은지 판단해야 한다. 동원산업은 재료(참치)를 잡는 기업이고, 시장 지배력이 높아서 이익률이 높다. 중국에 참치캔 생산회사가 생긴다면 그쪽으로 직접 공급 판매할 수도 있다. 동원에프엔비는 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기업이고, 경쟁을 해야 해서 이익률을 높이기가 어렵다. 참치가 잘 잡힌다고 가정하면, 동원산업이 더 매력적이다. 동원산업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통조림용 참치는 종류가 무엇인지, 어떤 배로 잡는지, 분기별로 얼마나 잡히는지, 가격은 어떤지 알아야 한다. 과거에 계절별로 잘 잡혔는지를 봐야 하고, 현재 잘 잡히고 있는지, 앞으로도 잘 잡을 것인지, 좋은 가격에 팔 수 있는지를 짐작해야 한다. 짐작을 했으면 맞든 틀리든 짐작하는 숫자를 적어본다. 그러면 매출액이 얼마가 될지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비용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배의 가격이 연도별로 비용에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배를 움직여야 되니까 기름값, 사람이 잡아야 되니까 인건비, 다른 나라의 바다를 이용하는데도 돈을 내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용들이 있을 것이고, 그 비용을 짐작하면, 남는 돈(이익)이 얼마인지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남는 돈이 1년에 얼마가 남을지, 1년 후에, 3년 후에, 5년 후에 얼마나 남을 것인지를 예상해본다. 그리고 거기다가 주식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절한 배수를 곱하면 기업 전체의 가치가 나오고, 이것을 발행한 전체 주식수로 나누어보면 주가가 얼마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최소한 지금보다 2배 이상 오를 것 같다. 유레카~~


  주식투자 회사에서 업무로서 주식투자를 하는 과정을 써 보았다. 일반화한다면, 우선 아이디어를 낸다. 그 아이디어로 돈을 벌 수 있는 회사가 어딘지, 상장이 되어 있는지 확인하다. 어떤 회사가 돈을 많이 벌지 판단한다. 생산해 낼  능력이 되는 회사인지도 본다. 어떻게 얼마를 벌고 얼마를 남길지를 짐작해 본다.


  그랬을 때 기업가치와 주가를 예상해 본다. 지금의 주가와 비교해 본다. 지금의 주가가 낮은 가격이라고 판단이 되면 투자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이렇게 해서 주식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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