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가시 돋친 마음
2023년이 시작한 지 1주일...
새로운 시작이라기보다는 2022년에 해결되지 않은 일이 계속 이어지는 유쾌하지도 즐겁지도 않은 일상의 연속...
하기 싫은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나는 지난 연말부터 손금과 사주 그리고 이번 주말에는 타로까지 보며 나의 이 불안하고 신나지 않는 일이 언제나 끝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물었다. 모두들 말했다. 봄을 기다리라고...
"그럼 기다리면 나아지려나? "
계속되는 부정적인 감정.. 한번 시작된 나의 부정적인 마음과 삐뚤어진 마음은 계속 엇나가고 있다.
모든 것에 현타가 왔다. 그렇게 즐겁게 하던 덕질도 이젠 내가 왜 이 나이에 이러고 있나 싶기도 하고 지난 연말 콘서트에서 신나게 즐기다 순간적으로 '나 지금 뭐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덕질하던 에너지를 나에게 혹은 가족에게 주변 사람에게 쏟았으면 어땠을까? 나 아니어도 아직 여기에 와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굳이.... 나 말고도 누군가는 저기 무대에 서 있는 오빠를 응원할 사람이 있을 텐데...
힘들 때 덕질을 하며 위로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해 그리고 아빠가 살아 계실 때 오빠를 응원하고 썼던 돈을 아빠에게 썼더라면.... 앞으로 엄마와 동생에게 혹은 나 힘들 때 위로 해 주었던 사촌 언니들 그리고 친한 친구들에게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필요하기도 하고 내가 힘들 때 바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인데... 내가 덕질을 하며 내 주변을 과연 잘 돌보며 살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이제 덕질의 삶도 끝을 향해 가는 건가?
일은 또 왜 그렇게 미련 맞게 했는지... 어차피 그 회사에 뼈를 묻을 것 도 아니었고 이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지난 3년의 나의 열정에 대한 대가는 허무와 배신으로 다 돌아왔는데... 물론 나의 경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었겠지만... 난 뭐를 위해 나의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왔던가..
해드 헌터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러한 생각과 선택을 위한 많은 생각을 하며 너무도 복잡한 심경이 들었다. 오라는 곳도 있고 연봉을 저울질하며 고민하는 이 순간 바로 선택하지 못하는 이 상황들도 너무 짜증이 나고 지금 내가 이 회사에서 이렇게 있는 것도 난 왜 또 이러고 있나 싶고...
당분간 현실을 받아들이고 시간이 지나가길 견뎌야 하는 이 모든 게 나는 쉽지가 않다.
모든 걸 간단히 쉽게 편히 갈 수도 있을 텐데 나의 성격과 예민 함으로 인해 나 자신을 더 힘들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도대체 난 항상 힘들고 겪어내지 않아도 되는 많은 일들을 겪고 살 고 있는지...
20대에는 30대가 되면 나의 삶이 나아지리라 생각했었다. 30대에 난 40대가 되면 안정되리라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이 생각들은 다 잘 못 된 것이었다. 나이가 한 살 한 살 먹으면 그 나이 때에 찾아오는 시련과 역경이 다른 형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몰랐었다. 큰 걸 바라는 것도 아니다.. 평범한 직장 생활하는 것과 그냥 소소하게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엄마는 엄마로서 느껴지는 게 있는지 한마디 했다. 사는 건 힘든 거라고...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는 거라고... 그 말도 위로가 되진 않았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날 보는 엄마에게 태연한 척했다. 알아서 잘할 거라고....
대충대충 하루하루 버텨야겠지....
그 시간을 버티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하나를 그냥 해 주는 것으로 버텨 보자 당분간은 출근길 라테 사 먹기로 나에게 상을 줘 보는 것 해보자.. 그리고 칼퇴로 나를 위로하자... 얼마 안 남은 설 연휴를 생각하며 1월을 버텨 보자... 2월은 퇴직금을 생각하며 버텨 보자... 그리고 다른 직장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텨 보자... 나의 버팀의 지구력을 백만 배 상승시켜 보자... 잘 될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생각하며 날 달래고 있는 이 상황도 짜증이 난다.
이제 하느님도 날 더 이상 시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당에 가려다가도 가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나에게 큰일을 하나씩 떨어 트려 주는 당신이 미워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 그만하실 때도 되지 않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