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교사의 인권침해(?) 이야기
"기자님이라면 자녀에게 뭐라고 하실건가요?"
가위는 학용품이고 리코더는 음악 수업에 필요한 교구다. 거의 모든 초등학생은 가방이나 사물함에 가위와 리코더를 가지고 있다. 2022년 당시 전북도교육청에서 교권관련 기자회견을 할 때, 나는 기자들에게 가위와 리코더를 들고 다가갔다. 그리고 노트북에 열심히 기사를 쓰는 기자를 향해 가위를 들이밀며 위협(?)을 가했다. 그리고 물었다.
"교실에서 어떤 학생이 가위로 장난을 하거나 다른 학생을 위협하면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으로 리코더를 휘둘렀다. 그리고 물었다.
"기자님, 자녀분이 학교 끝나고 집에와서 묻습니다. 오늘 음악 시간에 옆자리 아이가 리코더를 불지 않고 선생님의 제지도 듣지 않고 리코더를 휘둘렀다. 나는 맞을까봐 무서웠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열명 정도 되는 기자들 사이에 침묵만 흐른다.
"기자님이라면 이렇게 묻는 자녀에게 뭐라 답하시겠어요?"
아무도 말이 없다.
학생 입장에서 이럴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개가 있다.
하나는 피하기, 다음으로 막기, 마지막은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다.
물론 반격하는 선택지도 있다. 같이 리코더를 휘두르거나 리코더보다 길고 무거운 의자를 휘두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 교사가 학생에게 Be폭력주의를 말할 수는 없는 법. 그러므로 합법인 선택은 피하기, 막기, 선생님 부르기로 요약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뭐라 답할까?
그 학생들의 보호자들에게 물어보면 뭐라 답할까?
그리고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 것인가?
나는 16년차 교사이면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학년의 담임을 맡아보았고, 그 중에서고 6학년을 9년 동안 담임했으며, 1년 이상 근무한 모든 학교에서 생활부장을 맡아본 경험이 있지만 2024년인 지금, 오히려 이 질문에 쉽게 답하기 어려워졌다. 사실 답은 정해진 질문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