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2>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다 가장 중요한 걸 놓친 아쉬움.

by 현장감수성

Oh Oh Oh Oh Oh Try everything~ 영화만큼 주제가도 유명한 작품. 무려 9년 만에 후속작이 나온다니 적당한 기대(본편을 넘는 속편은 드물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하자)를 가지고 영화관에 갔지만...... 9년 새 내가 무언가를 많이 잃어버린 건지, 제작사가 감을 읽어버린 건지 알쏭달쏭한 의문만 남았다. 하룻잠자고 잃어났더니 확실해졌다. 제작사가 감을 잃었다.


<주토피아 2 >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아주 치명적이다. 인물이 흥미롭거나 사건이 흥미롭거나, 둘 중 하나는 재미를 줘야 하는데 둘 다 실패. 새로운 인물은 전혀 새롭지 않고, 벌어지는 사건도 흔하고 뻔하다. 반전이 주는 묘미도 없고, 사건을 해결하는 절정도 무미건조하다. 마치 주토피아 원작에 디스트릭트 9를 섞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끼얹은 느낌이랄까? 문제는 닉과 주디가 단순한 버디 관계를 넘어 썸을 타다가 서로 본심을 전하지 못한 채 오해가 쌓이고, 극적인 재회 끝에 긴 고백을 하는 서사가, 주토피아 탄생에 얽힌 비밀에 관한 서사를 압도한다는 점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내 딸도 영화를 보고 나서 첫마디가 "아빠, 그래서 저 둘은 결국 사귀는 거야?" 였으니......


두 번째 문제는 '계몽'이다. 재미는 없으면서 관객을 계속 가르치는 느낌. 계몽사상이 들어간 신나는 주토피아니까 계토피아......라고 불러야 할까? 영화는 끊임없이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공생할 수 있고, 서로 다름을 존중해야 공존할 수 있다.'라고 말해준다. 차별과 혐오와 배제는 나쁜 것이고 하면 안 되는 것이라는 말과 더불어.

주토피아 1은 달랐냐고? 달랐다. 1편에서는 재밌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생각할 거리가 따라온다면, 2편은 생각할 거리만 던져주고 재미와 웃음은 사라졌다. 재미없음이 10대에 치명적이라면, 계토피아는 20대 이상에게 치명적이다.


자연스럽게 세 번째 문제가 따라오는데 바로 '모순'이다. 주인공 일행이 늪지대에 처음 방문했을 때를 살펴보자. 바다사자를 보고 물개? 물범?이라고 잘못 불러 심기를 거스른다. 사과하는 과정에서 금화를 주는데 '금화 안 받음. 물고기 환영' 팻말을 뒤늦게 보고, 다시 한번 미안해하며 손을 내밀지만 '만지지 마시오' 경고문이 나타난다. 순식간에 쓰리아웃을 달성한 주인공은 '폭행'을 당한다. 신체를 이용한 폭력은 영화 내내 등장하는데 (심지어 나중에는 총과 독주사기 같은 무기(?)도 나온다.) 보면서 나는 영화를 향해 큰 의문을 던지게 되었다. '치고 패고 때리는 건 희화화로 쓰면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말하는 이 영화는 뭐지? 정말 전하고 싶은 말이 뭘까?'


결국 무척 아쉽게도 이 영화는 중요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가장 중요한 점을 잃어버린 꼴이다. 마치 섬에 갇힌 로빈슨 크루소가 탈출을 위해 식량을 모으고 나무를 깎아 노를 만들었지만 막상 출발하려고 보니 배가 없는 상황이랄까. 이게 단지 하나의 작품이 가진 문제인지, 디즈니 전체의 문제인지는 시간이 더 지나면 명확해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