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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제스 Jan 04. 2022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마인드 차이

흙수저로 태어나 금융권에 종사하며 느낀 점


먼저 내 소개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흙수저(정확하게는 스뎅수저에서 흙수저로 가는 중이다)로 태어나 금융권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취업준비생이다.


그럼 여기서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흙수저와 스뎅수저의 차이점이 뭔데? 나의 생각을 말하자면, 부모를 부양해야 하느냐 혹은 내 한 몸만 건사하면 되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고 본다. 즉, 흙수저란 내가 벌어서 집안(부모, 형제, 자매 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입장이고, 스뎅수저는 부모로부터 지원은 받지 못하더라도 내가 번 돈은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극히 뇌피셜이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스뎅수저에서 흙수저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은, 부모님이 나이가 들면서 적은 소득이나마 사라지게 되어 소득절벽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게 바로 흙수저(혹은 스뎅수저)의 가장 절망스러운 부분인데, 스뎅수저 이하의 부모들은 노후 준비가 전혀 안되어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떠안게 된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가난해진다.


나 역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계약직만 전전하고 있는 관계로 우울증에 빠져있던 시기도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비정규직이고, 급여도 굉장히 귀엽지만 이력서에 썼을 때 누구나 다 아는 회사라서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메이저 금융공기업과 금융대기업을 두루 경험하였다. 그러나 사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는데,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업무가 세분화&시스템화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능력을 키우는 것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일 똑같은 업무만 반복하기 때문에 자기 일 말고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다만 태도적인 측면(일명 사회생활)에서는 본인의 노력에 따라 많이 배울 수 있다. 이 내용 역시 추후 별도로 글을 작성할 것이다.)


초장부터 암울한 소리를 했지만 나는 내가 10년 안에 순자산 10억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다른 글로 작성할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누군가 역시 이 답 없는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나라고 비관과 절망에 빠져 있던 시기가 왜 없었겠는가. 그러나 이런 마인드야말로 가난한 자의 특징임을 지금은 깨달았다.


내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는 주변에서 빈자와 부자를 골고루 많이 볼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여기서 이런 반박이 떠오를 텐데, '아니, 금융권에서 억대 연봉 받아봤자 월급쟁이인데 부자는 개뿔?' 이런 것들이다. 굉장히 합리적인 의문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는데, 바로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좋은 기업에 다니는 정직원들은 절반 이상이 금수저(정확하게는 은수저쯤)이다" 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중에서도 대다수가 크게 돈 걱정 없이 곱게 자란 집 자식들이며(=부모 재산이 수십억까지는 안되지만, 대학 시절 알바를 돈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경험의 필요에 의해서 하던 부류라 할 수 있다), 소수의 개천에서 난 용들이 있다. 물론 이 역시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위 명제의 신뢰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한다.


그러면 또 드는 생각이 금/은/동수저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아래와 같다.


금: 평생 대대로 놀고먹어도 오히려 자산이 늘어난다 (물론 실제로 그들이 놀고먹기만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은: 부모님이 노후를 충분히 즐기고도 부동산을 상속해 줄 수 있다 or 결혼할 때 10억 이상의 도움을 줄 수 있다

동: 대학등록금 및 취업 시까지 뒷바라지가 가능하며, 결혼할 때도 어느 정도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그리고 판별하기 애매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뭐 어떤가. 논문 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다만 공감을 얻을 수는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그래서, 긴 서론을 마무리하고 제목이자 결론을 말하자면,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라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예를 들어보자.


30년도 훨씬 넘은 10평짜리 다세대주택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중년 부부가 있다. 이 부부의 자녀가 임대주택 청약을 공부하여 모 명의로 임대주택에 지원하였고, 당첨되었다. 당첨된 아파트는 신축에, 입지도 좋아졌으며, 주변 환경이 더 쾌적함은 말할 것도 없고, 평수도 넓어졌고, 임대주택이라 주거비도 매우 저렴하다. 그러나 이 부부가 계속 반복하는 말이 있다.


"지금 집은 지하철역 5분 거리인데 이사 가면 역까지 15분이나 걸어야 해서 불편해~"


눈치챈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 바로 우리집 얘기다. (부모 욕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면 뭐하나 싶은 생각이 나 역시 안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익명이니까 적나라하게 쓰겠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알겠는가?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나도 행운인 상황에서조차 단점을 찾아내고 그것에 집중한다. 내가 가진 것에 비해 과분한 것을 누리게 되더라도 아무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한다.


누군가는 나에게 못되어 처먹었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엄마에게 대놓고 말했다.


"엄마는 왜 하나도 포기를 못하고 다 누리려고 해? 돈도 없으면서. 다 갖고 싶으면 돈이 많아야지. 왜 아무것도 없으면서 욕심을 못 버려? 지금 이게 얼마나 감사한 상황인데. 원래 엄마 형편으로는 절대 누리지 못할 환경이야."


써놓고 보니, 그래, 나 못됐다. 인정! 하지만 내 상황이 되어봐라. 노후준비라고는 전혀 안되어 있지만 대책도 전혀 없는 부모를 둔 나의 입장 말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가난한 게 쪽팔린 게 아니라, 가난을 숨기는데만 급급해서 남들 하는 건 다 하려 태도가 정말 쪽팔린 거라고. 내 가난을 평생 회피하기만 하는 게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이런 현상은 나이가 많을수록 강한 경향이 있는데,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당연하다.


(첨언하자면, 반대로 젊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부모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 못 바꾼다. 내가 바뀌는 게 훨씬 쉽다.)


그러나 가난에서 탈출하려면, 가장 먼저 나의 가난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게 첫 번째 단계이다. 현재 나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아야 향후 계획도 세울 수 있고, 내 형편에 맞게 소비를 조절할 수도 있다.


가난하면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는 현재 거의 최저시급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혼자 살고 있다. 그러나 월급의 50~60%가량을 저축한다. 한 달 식비는 30만원, 옷이나 화장품은 정말 필요할 때만 최소한으로 사고, 그 흔한 넷플릭스나 유튜브 프리미엄도 구독하지 않는다.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것도 있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것도 있다.) 물건은 싼 걸 사서 오래 쓴다. 술, 담배, 커피 모두 하지 않는다. 부수입을 만들고 연봉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아낀 돈은 투자를 한다. 물론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금보유와 투자를 배분하고 있다.


누군가는 분명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되나?


물론 모두가 이렇게 살 필요는 없다. 다만 당신이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다. 저렇게까지 해야 한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고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하면서 불평만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의 특징이다. 이런 마인드가 바로 당신이 여전히 가난한 이유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내가 원하는 인생이 무엇인지,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를 바꿀 것인지 혹은 적당히 현재를 즐기며 살다가 갈 것인지 노선을 확실하게 정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만약 전자라면 이 브런치를 구독하면 조금쯤 도움이 되지 않을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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