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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보스J Oct 09. 2023

다운사이드는 늘 업사이드보다 구체적이다.

책 <불행 피하기 기술>_영리하게 인생을 움직이는 52가지 비밀

 “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참 전에 나름 화제가 되었던 모 기업의 광고 문구다.  인간관계에서 ‘잘하려는 노력’ 못지않게 또는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잘 포착했다 싶었다.  사실 ‘좋은 것’은 애매하고 막연할 때가 많다.  반면 ‘싫은 것’은 훨씬 명확하다.  


인간관계뿐 아니라 우리 인생도 그렇다.  인생에서 좋은 것을 추구하기보다 좋은 인생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피하면 저절로 좋은 것만 남길 수 있다고 설파하는 책이 있다.  바로 스위스 작가 롤프 도벨리의 <불행 피하기 기술> (2017)이다.  처음엔 별 기대 없이 읽게 된 책이었는데  그 후로 다섯 번 넘게 읽었다.  그만큼 실질적인 삶의 기술이 담뿍 담긴 책이다.  

이 책에서 논하는 52가지 기술을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핵심은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겠다.


투자자들은 종종 ‘업사이드 (upside 상방)’와 ‘다운사이드 (downside하방)을 이야기한다.

업사이드는 (평균 이상의 수익률 등) 투자의 모든 긍정적인 결과들을 말하고, 다운사이드는 (파산과 같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결과들을 말한다. 이 개념은 비행에도 적용될 수 있다. 비행하기 전과 비행하는 동안 나는 다운사이드에 온통 주의를 기울이며, 어떻게 해서든 다운사이드를 막고자 한다.  반면 업사이드에는 별달리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알프스의 설경이 얼마나 장엄한지, 구름 모양이 얼마나 예쁜지, 공중에서 먹는 샌드위치가 얼마나 맛있는지… 이것들은 그때 가보면 알게 된다.  (중략) 업사이드 대신 다운사이드에 신경 쓰는 것은 소중한 생각도구다. 좋은 삶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좋은 삶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술, 마약, 만성 스트레스, 소음, 긴 통근시간, 하기 싫은 업무, 실직, 불행한 결혼생활, 지나치게 높은 기대, 가난, 빚, 재정적 종속, 외로움, 불평쟁이와 어울리기, 외적 평가에 연연하기,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기, 희생적인 행동, 자학과 자책, 만성 수면 부족, 우울, 짜증, 분노, 질투


다운사이드는 늘 업사이드 보다 구체적이다.  다운사이드는 화강암처럼 딱딱하고 손에 잡히며, 구체적이다. 반면 업사이드는 공기와 같다.  그러므로 삶에서 되도록 다운사이드 쪽을 체계적으로 제거하는 데 집중하라.  그러면 현실적으로 좋은 삶을 얻게 될 공산이 크다.”


‘좋은 삶’의 정의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사람마다 다른 모습이듯, 좋은 삶을 방해하는 요소도 완전히 같을 수는 없으리라.  


예를 들어, 나는 생활 소음과 불빛에 민감한 편이다.  진공청소기 소리가 거슬려서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청소를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조명을 낮추고 잠을 청할 때는 암막 커튼으로 빛을 차단한다.  반면 남편은 바닥에 뭐라도 떨어져 있는 것을 싫어해서 시도 때도 없이 진공청소기를 돌려대고 잠자기 전까지 환한 방에서 컴퓨터를 켜두고 일을 하거나 여가를 즐긴다.  (미리 알았으면 좋았으련만…! 이런 면면은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라는 게 함정이다)


여름이 끝나나 싶더니 어느새 쌀쌀한 계절이 돌아왔다.  코끝에 차가운 공기가 의식을 깨운다.

무엇이 너의 좋은 삶에 방해가 되고 있느냐고.  

하나씩 다시 열거해 본다.


찌뿌둥한 몸

흐리멍덩한 정신

동요하는 마음

멀티태스킹

정서적, 재정적 의존

기운 빠지는 인간관계

똑똑하기만 할뿐 지혜롭지 못한 것

의무감으로 억지로 하는 모든 것

수면부족

(일/회의 등) 준비 부족

잘 안 굴러가는 볼펜(통역사들에겐 너무나 중요!)

지루함/짜증/불친절한 말/큰소리치는(듣는) 것

미련한 과식

온갖 정크푸드

재료 아낀 게 역력한 식당에서 외식하기

담배냄새

20분 이상 소셜미디어

산만하게 하는 뉴스/정보

뻣뻣해진 수건

불편한 정장

형광등 불빛

싸구려 향수


결국 좋은 삶이란 자신에 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행복하지 않은 것,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제거하는 과정이 아닐까?


"A good life is a process of elimination – eliminating what doesn't serve you, what doesn't make you happy, what doesn't help you grow."


표지 사진: Unsplashdominik hofbauer

#행복#좋은삶#삶의기술#책#독서#자기관리#루틴#업사이드#다운사이드#소음#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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