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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보스J Feb 05. 2024

미니멀리즘 소비는 끝났다.

(일상 속으로) 미니멀리스트 ‘제스처’와 헤어질 결심

Part of being an adult is

being able to hear the truth.


어른이 된다는 것은

진실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해 온지가 15년이 훌쩍 넘는다.


그간 미니멀리즘 책들을 닥치듯 읽고

오디오북으로도 반복해서 들었다.


미니멀리즘을 전파하는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우하고

유튜브 강의도 배경음악처럼 틀어두며 살았다.


시간과 공간 돈까지 갉아먹는

불필요한 물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떤 면으로든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허한 때로는 유해하기까지 한 인간관계까지

깔끔하게 덜어내고 차분하고 정돈된 그들의 공간과 라이프스타일을 그간 나는 소. 비. 해왔다.


물론 미니멀리즘을 소비해 오며 얻은 것이 없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볼 때 어쩌면 나는 미니멀리스트 부류에 속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2024년 돌입과 함께 ’ 가차 없이 정리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비로소 진짜 민낯을 마주하게 되었다.


내 미니멀리즘의 단계는 ’ 제스처‘ 수준으로

겨우 찔끔찔끔 흉내만 냈을 뿐이라는 ‘진실’ 말이다.


그간 나는 수없이 많은 ‘미련’을 끌어안고 살아오고 있었다.

 

통역 대학원 준비하면서 썼던 에세이들 (첨삭된 내용을 또 보겠다고 남겨두었다) 포함 다시 들여다보지 않은 공부 자료들


내 피부 타입에 맞을지도 모르면서 공짜로 주니까 받아온 샘플들(물론 사용기한이 훌쩍 지나 지금은 쓸래야 쓸 수도 없다.), 각종 행사에서 나눠준 에코백이나 기념품들, 호텔에서 챙겨 온 쓰다 남은 샴푸들


비틀스 콘서트 라이브, 다운튼 애비(영드), 버락 오바마 내한 기념 강연, 제 8요일 등 DVD에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명반 CD들


대학 졸업식 때 입었던 유행이 한참 지난 정장 세트는 물론이고, 손도 대지 않으면서 멀쩡해서 못 버리고 있는 넘치는 옷들. 비슷한 스타일의 검은색 카디건이 열 벌이나 있는 걸 알고는 스스로에게 구역질이 느껴질 정도였다.


책장은 나름 정리를 잘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큰 착각이었다. 지난해 다시 안 볼 책들을 한차례 정리하고 ‘당분간은 새책은 사지 말자’고 결심했건만.. 어느새 수많은 책들도 책장은 다시 어지러워지고 있었다.  


‘가차 없이 버리기’ 프로젝트는 이제 4주 차에 돌입했다.

4주 내내 버리고 있는데도 아직도 버릴 게 나온다.

그래도 일말의 안도감이 밀려온다.


드디어 ‘미니멀리즘 소비’는 끝났다.

이제 ‘미니멀리즘 실천’의 시간으로 채우리라!


Edit your life frequently and ruthlessely.  

It’s your masterpiece after all.

-Nathan W. Morris


사진:Unsplash의 Sarah Dorweiler/Bench Accounting


#미니멀리즘#소비#Minimalism#Declutter#최소주의#단순함#Simplelife#덜어냄#평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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