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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빈 Nov 11. 2024

B2B SaaS 디자인을 하는 이유

B2B SaaS 디자인은 ‘하는 일’ 보다, ‘도전하는 일'에 가깝다.

‘프로덕트 디자이너’ 라는 직군 안에서 디자인을 한지 벌써 4년차가 되었어요. 

처음 회사에서 디자인팀 인턴으로 일을 시작할 당시에는 B2B/B2C가 뭔지, SaaS는 뭔지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요.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아무것도 모르고, 기업을 위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무모하고 도전적인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B2B SaaS 디자인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또 B2B SaaS 디자인을 하겠다고 다짐하였던 이유가 무엇이였는지 적어보려고 해요.


1.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합니다. 저는 그 대부분의 일을 도우려고 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표면적으로 UIUX를 설계하는 일이 저의 역할이지만, 사실 그 중에서도 B2B SaaS 디자인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일과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그 ‘일’이 조금이라도 더 쉽게,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어요. 


 이 사람, 이 팀이 겪는 불편함은 무엇일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에 계속해서 고민해요. 그들이 편히 쉴 때의 쾌락과 재미를 위한 제품은 아닐지라도,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 속에서 불편함을 덜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참 매력적이라고 느껴져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을 더 나은 경험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하는 일이자 제가 느끼는 보람이에요.



2. 일방향적인 ‘제공’이 아닌, 함께 성장하기 위해 ‘소통’하며 제품을 만들어요. 


 이건 저희 팀만의 특성일지도 모르겠지만, 저희 프로덕트 팀은 '제품을 만들어서 판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로 그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솔루션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소통하며 제품에 살을 붙여나가는 과정을 겪고 있어요. 


 특히 저는 CRM이라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제품으로, 팀 안에서 고객을 관리하는 각각의 다른 부서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있어요. 각각의 다른 부서들은 주로 마케팅, 세일즈 등의 팀들로 나누어져요. 이런 다양한 팀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복합적인 요구사항들을 균형있게 반영하려고 해요. 


 결국에는 의식적으로도, 무의식적으로도 그 팀이 더 나은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바라고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계속해서 더 나아갈 길은 있고, 그 길은 유저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B2C 제품을 만드는 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B2B SaaS 디자인은 한 사람 뿐만 아니라 그 팀을 응원하고 서로의 성공을 도모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빠져들게 되는 것 같아요. 



3. 아주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해요.


 해가 지날수록 쉬워진다고 느끼기보다, 여전히 어렵다고 느껴요.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B2B SaaS는 다양한 기능과 데이터를 제공해야 하고, 기능의 개수도 많고, 쉽지 않은 개념의 기능을 쉽게 풀어내야 해요. 또 업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기능과 새로운 기능의 영향에 대해서도 고려해야해요. 


 예를 들어 CRM에는 여러 산업군,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높은 자유도를 요구하는데요. 크게는 개체라고 부르는 큰 카테고리의 개념이 있고, 그 개체들이 가지는 다양한 데이터 필드들에는 정보를 기입할 수 있어요. 한 개체에 속해있는 필드가 다른 개체를 참조하여 조회할 수 있다던지.. 이런 어려운 구조들을 이해하고 기획/디자인해야 하는 숙제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분석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창의력을 펼쳐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그런 산을 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해요.



결국 제가 생각하기에 많은 디자인 영역 중에서 B2B SaaS 디자인은 생산성, 효율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만큼, 유저가 느끼는 효용성과 가치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디자이너로서 이런 실질적인 영향을 체감하는 것은 엄청난 보람이기도 해요. 

 어떤 분들은 B2B SaaS 디자인은 지루하게 느껴진다고 하시기도 하는데요. 저도 겪어보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막상 이 곳에 뛰어들어보니, 깊이 있는 사고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분야인 것 같아요. 여전히 B2B SaaS 디자인은 저에게 ‘하는 일’ 보다, ‘도전하는 일’에 가깝지만, 계속해서 도전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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