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냐고
아마 9살적의 내가 물었지
사람은 죽으면 죽은 곳에 머물지 않고
죽기 전에 사랑했던 사람 곁에 머물지 않고
지구를 돌고 돌아 살아 생전 보지 못했던 것들
다 보고 보고 또 보고 그런단다
내가 그대를 이해할 수 있는
19살이었으면 좋았을텐데
39살은 죽지도 않았는데
애꿎은 9살만 울었다
39살은 죽지도 않았는데
애꿎은 지구만 돌고 또 돈다
자전하는 지구를 감싸안아
그대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바다에 잠겨도 나뭇잎에 얼굴이 쓸려도 좋으니
그대를 들여다 볼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