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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공지마 Apr 23. 2023

[한자썰83] 大, 그들은 과연 사람이었을까?

의미는 실체를 감추는 베일이다.

大(클 대) vs. 人(사람 인)


갑골문 大(큰 대)는 팔과 다리를 벌리고 직립한 사람의 정면 모양이다. 이것은 人(사람 인)이 팔을 앞으로 내어서 늘어 뜨린 사람의 측면 모양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시각적으로 사람은 정면이 측면보다 크게 보인다. 게다가 사지를 넓게 펴고 머리까지 우뚝 세우면 더욱 그렇다. 갑골문 大가 바로 그 모양이다. ( 【 표 1 】 A, B, 【표 2 】 )


그런 이유에서 일까! 大는, 人과 마찬가지로 원래는 사람을 가리켰으나,  수량, 면적 또는 용량 따위가 크다는 뜻으로 지사화(指事化)가 되어 간다. 더 나아가서 지위나 인품 따위가 '훌륭하다'로 파생하더니, 급기야 '심하다', '과하다' 또는 '정도가 지나치다'라는 부정적 의미로까지 확장한다.


【 표 1 】 大의 자형변천

인류의 직립은 손을 자유롭게 했다. 몸을 지탱하던 앞다리가 지면으로부터 해방되자, 비로소 사람은 손을 써서 각종 도구를 생산하고 이용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도구들은 그 생산과 이용에서 사람의 손을 앞으로 향하게 한다. 손을 몸과 평행하게 어깨 아래로 늘어뜨리거나 양옆으로 벌려서 서로 떨어지게 해서는 도구를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 팔을 앞으로 내밀어 늘어뜨린 갑골문 人은 바로 그 도구를 손에 쥔 사람의 모양이다.


대중 앞에서 네 활개를 당당히 편 채 고개를 꼿꼿이 하고 정면을 자주 보이는 사람은 대체로 잘 나가는 부류에 속한다. 임금이 그렇고, 사제, 장군, 스승 또는 부자 등등이 그들이다.  한편, 그들에 대비하여 대중에 속한 자들의 형편은 다르다.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되므로 몸을 마음껏 펴지도 못하거니와 군중 속에서 섞여서 남의 주목을 끌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들은 아무리 해도 大 자로는 보일 수가 없다.

【 표 2 】 人의 자형변천

대중은 무리 속에서 옆모습으로 보인다. 척박한 논밭을 함께 갈고 매는 농자가 그렇고, 무거운 그물을 힘을 합쳐 당겨 올리는 어부가 그렇다. 전쟁터에서 적과 대치하여 두려움에 떨며 대오를 지켜야 하는 병사가 또한 그렇다. 그들이 그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바로 人이다.


측면의 人은 도구를 만들고 이용하는 자, 곧 노동하는 자이고, 군중 속에 파묻힌 자, 곧 일반인인 자이다. 반면, 정면의 大는 도구를 이용하지 않는 자, 곧 노동하지 않는 자이고, 대중과 괴리된 자, 곧 지배자 또는 기득권자이다. 종국에 大는 노동할 필요가 없는 자, 곧 노동하는 자에 기대어 사는 자가 되어 간다.


옆 모양을 보이는 자들의 그 허다함 때문에, 측면의 人은 점차 보편성을 갖게 된다. 그 영향으로, 정면의 大는 사람을 가리키는 글자에서 도태되고, 더 이상 사람을 지칭하지 못하게 된다. 다만, 글자 자체는 남아 그 파생한 의미인, ‘크다’, ‘훌륭하다’, ‘많다’의 뜻으로 가차 한다. 사람 大가 큰 大가가 되어진 대략의 경과가 그러하며, 이것은 상형자(象形字)가 가차하여 지사자(指事字)로 변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사족, 성경의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에 네피림이라는 존재가 있다. 네피림은 타락한 신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취하여 태어난 혼혈 거대인종이다. <창세기>의 6장 4절에는 이를  「세상에는 네피림이라는 거인족이 있는데, 그들은 신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들로 옛날부터 이름난 장사들이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장사의 흔적이 다윗의 돌팔매를 맞고 쓰러진 불레셋의 거인용사 골리앗이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나 페르세우스 같은 영웅들은 그 맥락이 네피림과 상통한다. 그리고, 그 모든 반인반신 영웅 이야기들의 뿌리는 수메르신화에 등장하는 아눈나키이다. 수메르의 점토판에는 아눈나키가 태양계 12번째 행성인 니비루에서 지구에 파견되어 주재했던 고도의 선진 문명 외계인이었음을 밝히고 있다.


신화는, 미개한 시대에 잊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람들에게 기억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고안된다. 고도의 선진 문명과 지혜는 원시미개인의 지성에 맞추어 표현되지 않고서는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 <야셀의 서>에서 에녹이 타고 승천한 비행체를 '불병거'가 아니라 우주왕복선(Space Shutttle)이라 기록했다면 누가 과연 그 기록을 믿었겠는가!


그러므로, 현대 과학과 문명의 잣대로 신화를 터무니없다고 평가할 일이 아니다. 의미는 실체를 의도적으로 감추려 하거나 또는 어쩌다 감추어지게 만든 베일이다. 신화라는 허구적으로 보이는 이야기 속에서 그것이 만들어진 배경을 투영하여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려는 많은 전문적 노력과 발견들이 끊임없이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이유다.


1950년대 말 무렵 터키에서는 인간의 것으로 추정되는 1.2m 크기 대퇴골이 발견되었다. 재구성을 해보면 대략 5m가 훌쩍 넘는 거인의 것이다. 미국의 네바다주 한 광산에서도 1911년에 커다란 대퇴골이 발견되는데 이 역시 그 신장이 2~3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 주변에서 빨간색 머리털이 함께 발견되는데, 이것은 빨간 머리털 거인족과의 오랜 투쟁이 있었다는 인디언들의 오랜 전설이 사실이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 그림 】 진시황의 12 금인(金人)

중국의 반고(班固, AD 32 ~ 92)가 쓴 역사서인 한서(漢書)에는, 진시황 26년(DC 220년)에 키가 11척(3.3m)인 거인 12명이 북방 소수민족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를 상서롭게 여긴 진시황제는 12개의 금속동상을 만든다.


이외에도, 거인에 대한 숱한 이야기는 근동, 유럽, 미국, 중국 등 전지구적으로 전승되어 오고 있고, 관련 유물이나 유골이 여러 곳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거인족이 고대 일정한 시기에 오랫동안 인류와 공존하면서 영향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상상을 쉽게 지울 수가 없다. 大(큰 대)자가 그 잔재 중에 하나로 남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哈哈。


주) 대문사진 : 수메르신화의 한 장면. 태양계 12번째 행성 니비루로부터, 고도의 선진문명인인 아눈나키 50명이 지구에 도래한다. 자기 행성을 위태롭게 하는 대기오염을 해소시켜 줄 물질인 금을 가져가기 위해서이다. 당시에 지구는 다른 어떤 행성들 보다도 풍부한 금을 매장하고 있었다고 한다.


큰 비행체를 타고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니고, 불을 뿜는 거대한 화살(로켓)을 쏘며, 온 세상을 한꺼번에 녹이고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능력(핵무기)을 보유한 존재! 그들은 도구의 사용과 작물의 재배법을 전수하여 인류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원시미개인의 눈에는 그들이 신으로 밖에 해석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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